생활 물가 ‘도미노’ 폭등… 서민들 “우째 사노?”
생활 물가가 연일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서민경제의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금값이 된 농축산물을 비롯해 휘발유, 식료품 등의 가격이 오르면서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서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이어서 물가 상승의 충격이 더 크다.
달걀·대파·즉석밥 등 식재료부터
영화 관람료까지 ‘인상 퍼레이드’
휘발유 가격에 금리까지 오름세
코로나 겹쳐 서민 시름 깊어져
“정부는 도대체 뭐하나” 볼멘소리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 사이트(KAMIS)에 따르면, 전국 평균 양파 kg당 소매가격(상품 기준)은 3581원이다. 1년 전의 2435원보다 약 1.5배 뛰었다. 특히 부산은 부전시장 기준으로 3500원이다. 평년가격인 2300원보다 1200원이나 더 비싸다.
서민 대표 식재료인 달걀도 마찬가지다. 부산 부전시장 특란 한 판(30개) 기준으로 7200원이다. 1년 전 4800원보다 1.5배나 뛰었다. 부산지역 대파 가격은 도매 기준 kg당 4500원으로 서울을 포함해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이에 따라 시민들이 대파를 집에서 직접 키우면서 하는 ‘파테크’ 인증이 SNS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을 정도다.
즉석밥 역시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하면서 자취생의 부담이 커졌다. 즉석밥 제조업체 3사인 CJ제일제당은 6~7%, 오뚜기 주식회사는 7~9%, 동원F&B는 11% 인상했다. 업체들은 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여가 수단인 영화 관람료도 오른다. CGV는 다음 달 2일부터 1000원 인상해 주중 1만 3000원, 주말 1만 4000원으로 조정한다.
석유가격 오름세도 가파르다. 이날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오후 5시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L당 1528.71원으로 전날에 이어 올해 들어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부산 역시 전날보다 1.72원 오른 L당 평균 1526.60원이다. 지난해 2월 8일(1525.21원) 이후 1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산의 휘발유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도 1월 1일(1408.25원)에 비해 L당 118원 정도 올랐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17주 연속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맞벌이인 유석준(34·부산 남구 용호동) 씨는 “장을 한 번 보고 영수증을 확인하면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라며 “정부가 서민 물가 안정을 위해 어떤 정책수단을 갖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가계대출 금리도 스멀스멀 오른다. 금리가 1%포인트(P)만 상승해도 전체 가계가 추가로 내야 할 이자가 연간 12조 원 늘어난다. 이달 초 신한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전세자금대출 금리의 우대 금리를 0.2%P씩 낮췄다. 우대금리가 낮아질수록, 차주(대출자)에게 적용되는 금리는 그만큼 높아진다. NH농협은행도 가계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를 연 0.3%P 인하했고, 신규 대출자에게 제공하던 연 0.2%P의 우대금리도 아예 없앴다. 우리은행도 오는 25일부터 전세자금대출 우대금리를 기존 연 0.4%에서 연 0.2%로 0.2%P 낮춘다.
신용대출 금리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현재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연 2.61~3.68% 수준(1등급, 1년, 지난 11일 기준)이다. 이는 지난해 7월 말보다 최대 0.62%P 높아진 것이다.
김성현·김 형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