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단일화 경선 승리 직후 “내가 국민의힘에서 할 수 있는 기여의 90%는 다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재·보선 후 다시 역할을 맡을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말하면서 “나머지 10%를 더 해서 오세훈 시장을 당선시키면, 그것으로써 내가 국민의힘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보선 후 ‘2기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당 안팎에서 거론된다고 하자 “(거취는)내가 결심할 사안이니까 다른 사람이 이야기해선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선 국면에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가능성이 아마 제로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야권의 유력 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면담 계획에 대해서도 “전혀 그럴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연초까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낙승이 예상됐던 이번 단일화 경선에서 오 후보가 극적으로 승리하자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김종인 매직이 통했다”며 재추대론이 언급되는 분위기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재·보선이 끝나면 당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피력했고, 당 핵심 관계자도 “김 위원장이 사석에서도 같은 말을 했다. 떠난다는 말은 진심일 것”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오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누르고 단일후보로 선출된 것을 두고선 “정치의 상식이 통했다”면서 안 후보를 향해선 “본인 스스로 단일후보가 확정되면 열심히 선거를 위해 돕는다고 얘기했으니, 그 말이 지켜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 후보의 입당이나 국민의당과의 합당 가능성에 대해선 “일단 선거를 승리로 이끌고 난 다음 야권 전반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중심이 되고, 그때 국민의당이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결정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전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