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박영선 vs 박형준·오세훈… 뚜렷해진 여야 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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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장 선거에 미칠 영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 후보로 선출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김영춘과 박영선’, ‘박형준과 오세훈’으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4·7 부산·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라인업이 23일 확정됐다. 보수 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통해 이날 안철수 후보를 이긴 오 후보가 최종 후보로 낙점되면서다. 서울시장 선거는 대선에 버금가는 사실상의 전국 선거라 오 후보 ‘등판’이 부산시장 선거 구도에도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모두 서울시장 단일화 결과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선거 구도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했다. 김영춘 후보는 이날 “우리 입장에선 안철수 후보가 되는 것보다 오 후보가 되는 게 좀 낫다”며 “안 후보는 부산 출신이라는 점도 있고,중도층 확장성 이런 면에서(그렇다)”라고 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전선이 더욱 뚜렷해지면서 선거 전략 등을 펼치기 유리해졌다는 의미로 읽힌다.

민주당 “안철수 된 것보다 유리”
‘MB아바타’ 이미지 씌우기 나서
국민의힘 “서울·부산 시너지 기대”
‘정권 심판론’ 강하게 몰아붙여

민주당이 당장 박형준·오세훈 후보를 향해 ‘이명박(MB) 아바타’라는 이미지를 씌우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공직자 기본을 갖추지 않은 MB 아바타인 오 후보와 박 후보에게 시민의 힘을 보여 줘야 한다”고 했다.

박 후보의 엘시티 소유 논란, 오 후보의 내곡동 부동산 문제 등을 고리로 서울과 부산에서 모두 ‘부동산 투기’ 후보로 전선을 그을 수 있다는 점도 민주당이 불리한 구도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이유로 비친다. 김 대표대행은 오 후보를 향해 “오 후보의 거짓말을 입증할 증거 자료는 차고도 넘친다”고 했고, 박 후보에 대해 “오 후보보다 더 기가 막힌다. 불법사찰부터 특혜분양까지 파도 파도 끝이 없는 막장 의혹에 국민은 허탈하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부산과 서울에서 ‘기호 2번’ 후보가 나란히 부산과 서울 보선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만약 안 후보가 오 후보를 눌렀다면 ‘서울시장 후보도 내지 못하는 정당’이라는 프레임에 갇힐 수 있는데, 부담을 덜었다는 설명이다. 국민의힘 한 부산 의원은 “서울시장 단일화 결과는 누가 승리했다고 보기 어려운 승부였다”며 “안 후보가 정권심판 깃발 아래 함께하기로 한 만큼, 부산에서도 국민의힘으로 정권을 심판하자는 물결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했다.

박형준 후보는 이날 오전 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정책을 발표 기자회견에 앞서 “대한민국을 바로잡고 서울과 부산에 새로운 변화의 물꼬를 트는 데 앞으로 오세훈과 박형준이 함께하겠다”며 “이것은 국민의 명령이고 시민의 명령이라 생각한다”고 환영 입장을 밝혔다.

여론조사 수치로 보면 오 후보로의 보수 야권 단일화 효과는 부산에서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중앙일보·입소스가 지난 19~20일 부산 거주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안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여길 수 있는 국민의당의 정당지지율은 5.6%였다. 이들 중 박형준 후보 지지도는 73.3%로 나타났다. 김영춘 후보는 국민의당 지지자 중 5.4%의 지지를 받았다. 부산 국민의당 지지자 대다수가 이미 박 후보를 선택한 상황이라 안 후보의 ‘퇴장’이 여론조사 지지율 측면에서는 큰 변수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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