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지낸 쌍계총림 방장 고산 스님 입적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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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쌍계총림 방장 고산 스님이 23일 입적했다. 연합뉴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쌍계총림 방장 고산 스님이 23일 입적했다. 연합뉴스

대한불교조계종 제29대 총무원장을 지낸 쌍계총림 방장 고산 스님이 23일 오전 8시46분 쌍계사 방장실에서 입적했다. 법랍 74년, 세수 88세.

1933년 경남 울주군에서 태어난 고산 스님은 13세가 되던 해 출가해 3년 만에 부산 범어사에서 동산 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받고, 범어사 해인사 직지사 선원 등에서 정진했다. 출가수행자의 길에 들어선 스님의 삶은 강직하고도 치열했다고 한다.

스님은 1961년 당대 최고 강백(講伯)으로 꼽히는 고봉 선사로부터 전강(傳講)을 받고서 청암사, 범어사 등의 강원에서 후학을 키웠다. 1972년에는 당시 대율사인 석암 율사로부터 전계(傳戒)를 받고 쌍계사 전계사가 됐다.

고산 스님은 1975년 폐사에 가깝던 경남 하동 쌍계사 주지를 맡아 30여 년간 쌍계사에 머물면서 대대적인 불사를 벌여 쌍계사를 서부 경남의 대표적인 사찰로 자리 잡게 한 것으로 유명하다. 쌍계사의 국사암도 중창했다. 부산 혜원정사, 경기도 부천 석왕사를 창건해 도심 포교에 앞장섰고, 경남 통영 연화도에도 연화사를 창건했다. 후학 양성을 위해 고산장학회를 창설하기도 했다.

“나는 한번 하고자 하는 일은 그 누가 반대해도 하고 마는 성정이다. 석가모니부처님이 출현해서 못하게 한다면 그만두지, 그렇지 않고는 지금까지 중도에 폐한 일은 없었다. 이러한 의지로 강사와 법사와 포교사와 율사와 선사의 길을 묵묵히 걸어왔다.” (<지리산의 무쇠소>, 조계종출판사)

평생 수행자로서 강직한 삶을 살았던 스님이 1999년 총무원장 재선거를 거부하고 스스로 물러선 것도 이런 소신 때문이었다.

스님은 다음과 같은 임종게를 남겼다고 한다. ‘봄이 오니 만물은 살아 약동하는데 가을이 오면 거두어 들여 다음 시기를 기다리네. 나의 일생은 허깨비 일과 같아서 오늘 아침에 거두어들여 옛 고향으로 돌아가도다.’

영결식은 종단장으로 진행된다. 분향소는 쌍계사 팔영루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27일 오전 10시 경내 도원암 앞에서 봉행된다. 다비장은 경내 연화대다. 055-883-1901.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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