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로365] 4·7 보궐선거, 축제를 즐기는 일곱 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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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원 폴리컴 대표

지금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후보들의 선거 운동이 한창이다. 상처 입은 시민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비록 1년 3개월의 짧은 기간이지만 흩어진 민심을 통합해 전환기 부산의 미래를 열어 갈 리더를 뽑는 시민의 시간이 왔다. 특히 이번 선거는 차기 대선을 1년 정도 앞둔 시점이어서 여야 모두 사활을 걸고 있다.

정치적 의미가 큰 선거다 보니 여야 간 정책보다 네거티브전이 과열돼 자칫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까 걱정이 앞선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축제로, 공동체 결속의 수단이다. 그런데 오히려 분열을 가속하는 와해의 장이 되어서야 하겠는가. 이런 선거일수록 시민의 높은 참여와 관심, 현명한 선택이 요구된다. 혼탁한 폭로 비방전에서 벗어나 선거를 축제로 이끌 방법을 일곱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차기 대선 앞둔 시점 여야 모두 사활
네거티브 과열, 심각한 후유증 우려

선거는 공동체의 결속 다지는 계기
이런 때일수록 유권자 선택 더 중요

선거에 임하는 일곱 가지 태도 필요
투표 참여로 민주주의 축제 즐겨야


우선 시민 개개인이 선거의 의미를 명확히 하자. 이번 선거는 여당의 ‘지역발전론’과 야당의 ‘정권심판론’이 맞붙었다. 전직 시장의 성범죄라는 불미스러운 이유로 진행하는 선거다. 여당은 자당의 귀책 사유로 인한 재·보궐선거에는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당헌까지 바꿔 가면서 후보를 냈다. 여당이 지금까지 지역발전에 힘써 왔다는 데 동의하면 지역발전론을 지지하면 되고, 정권 실정과 전직 시장의 성범죄를 심판하겠다면 정권심판론에 동의하면 된다. 우열은 없다. 중요한 건 축제에 참여하는 시민의 뜻과 선택이다.

둘째, 가짜 뉴스와 흑색선전을 경계하자. 진영 정치 심화로 선거가 점점 과열 양상을 띤다. 정책보다 네거티브, 강력한 정치 팬덤의 엇나간 팬심, 신념에 치우쳐 오도된 자기 확신이 빚어내는 과잉 선거운동이 축제를 훼손하고 있다. 과장과 왜곡, ‘아니면 말고’식 폭로전도 점입가경이다. 심각한 선거 후유증이 우려된다. 가짜 뉴스와 흑색선전에 휘둘리지 않는 시민들의 현명한 판단과 결연한 의지가 필요하다.

셋째, 도덕주의에 매몰되지 말자.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의 저자 조지 레이코프는 ‘정치적 진보’를 공감과 책임, 헌신에 기반한 공동체에 대한 ‘자상한 보살핌’으로 규정했다. ‘정치적 보수’는 삶에 대한 개인의 책임, 사익 추구를 통한 개인의 행복으로 분류했다. 인간에게 지켜야 할 도리나 규범은 도덕이지만, 정치에서 도덕은 공동체를 이끌 유능함과 책임성이다. 진보나 보수나 서로 추구하는 가치가 다를 뿐, 선악이나 우열은 없다. 선악 이분법에 기반한 도덕주의에서 벗어나 유능한 인물과 정책을 가려내는 게 선거를 축제로 이끄는 길이다.

넷째, 선전·선동에 부화뇌동하지 말자. 선거는 집권 비전과 전략을 유권자에게 밝히고 동의받는 과정이다. 각 후보는 선거를 통해 집권을 준비하고, 시민은 자신의 삶과 지역을 책임질 리더를 선택한다. 선거는 공동체의 미래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 상대를 음해하는 선전, 상대를 배제하는 선동은 축제를 해치는 이율배반적 행위다. 축제를 방해하고 공동체 불화를 조장하는 선전·선동은 표로서 응징하자.

다섯째, 정치인에 대한 지나친 애정을 자제하자. 시장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시장은 시민 대학 기업 등 지역의 민관학경 협치를 통해 이해를 조절하고 합의를 끌어내는 조정자이자 대표 정치인이다. 시장의 시정철학과 신념은 소통과 설득을 통해 시민에게 녹아들어야 한다. 대통령도, 시장도 세상을 일거에 바꿀 수 있는 메시아가 아니다. 정치인은 우리의 삶과 미래를 위한 도구일 뿐 지나친 애정과 환상은 지양하자. 극단적 정치 팬덤은 축제의 해악이다.

여섯째, 생각이 다른 시민을 존중하자. 진영 논리와 신념에 치우쳐 생각이 다른 상대를 폄훼하고 억압해선 공존의 지역공동체를 이룰 수 없다. 누구도 그렇게 많이 알 수 없고, 확고부동한 판단을 할 수 없다. 인간은 아무리 노력해도 넘을 수 없는 한계가 있다. 하나의 주장과 판단만이 진리를 독점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해 절제를 해야 한다. 부산은 340만 명의 다른 생각이 모여 하나를 이룬 도시다. 상대의 선택과 의견을 존중하자. 그래야 축제다.

마지막으로 반드시 투표하자. 축제의 주인은 시민이다. 흔히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민주주의를 지킨다고 한다. 아니다. 깨어 있는 시민보다 책임 있는 시민, 조직된 시민보다 주체적 자아를 가진 시민이 민주주의를 지킨다. 각기 다른 생각을 하는 독립된 시민이 공동체의 주체로서 책임 있게 시정에 참여하고 감시할 때 민주주의는 지켜진다. 그 첫걸음이 투표다. 투표일인 4월 7일은 물론 4월 2·3일에도 신분증만 있으면 가까운 주민센터에서 누구나 사전투표를 할 수 있다. 자칫 그들만의 축제가 되지 않도록 주체적이고 자발적인 투표 참여로 선거를 시민 축제로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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