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감소 대기업 총수 ‘고액 연봉’ 비난 목소리
‘코로나19 승자 기업’들이 ‘성과 공유’ 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로 매출이 줄어든 기업에서도 기업 총수들의 ‘고액 연봉’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매출 감소로 수당이 줄어드는 등 직원들의 ‘허리띠 졸라매기’가 이어진 상황에서 총수들의 ‘셀프 연봉 책정’이 경영 실적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대한항공·한국타이어·호텔신라
총수들 ‘셀프 연봉 책정’ 논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40% 가까이 줄어든 대한항공의 경우 조원태 회장의 연봉이 오히려 인상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해 대한항공에서 받은 연봉이 25% 늘었고, 대한항공 지주회사인 한진칼에서 받는 연봉은 165%나 늘었다.
대한항공과 한진칼이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해 7조 6062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12조 3842억 원이던 2019년에 비해 매출이 38.6% 줄었다. 그러나 조 회장은 대한항공에서 지난해 17억 3241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 조 회장의 2019년 대한항공 연봉은 13억 7835만 원으로, 지난해 25.7%가 늘어난 셈이다.
대한항공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4088억 원으로, 2019년(1조 2034억 원)에 비해 66%나 줄었다. 그러나 조원태 회장의 연봉은 2019년 5억 1500만 원에서 2020년 13억 6600만 원으로 165% 증가했다. 반면 대한항공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2019년 8083만 원에서 2020년 6819만 원으로 15.6% 감소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도 지난해 매출이 줄었는데 총수 연봉이 늘었다. 이 회사는 작년에 연결기준 매출 6조 4531억 원, 영업이익 6283억 원, 순이익 3852억 원으로 매출과 순이익은 전년보다 6.3%, 10.3%씩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15.5% 늘었다.
총수 일가의 보수로 부친 조양래 회장이 급여 15억 9800만 원, 상여금 23억 7100만 원 등 모두 39억 7000여만 원을 받았다. 차남인 조현범 사장은 급여 10억 1700만 원과 상여금 15억 900만 원 등 25억 2600만 원을 챙겼다. 장남 조현식 부회장은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에서 급여 12억 2000만 원과 성과금 18억 1000만 원 등 30억 3000여만 원을 받았다. 이들 일가의 연봉은 작년에 비해 조 회장이 19억 원, 조 사장이 약 12억 원, 조 부회장이 약 14억 원 각각 늘었다.
호텔신라도 작년 매출이 3조 1881억 원으로 44.2%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1853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그러나 이부진 사장의 연봉은 급여 11억 8400만 원, 상여금 37억여 원 등 모두 48억 9000여만 원으로 전년보다 52.6% 증가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