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부동산 쪼개기 투자자 모집, 진작에 소문났다”
‘투기 수사’ 김해 율하 배후단지는

속보=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의혹과 관련 유사한 투기 의혹에 대해 전국적인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경남 김해지역 공공개발지구에 대한 경찰 수사(부산일보 3월 24일 자 1면 보도)가 진행돼 해당 사업장과 그 파장을 놓고 지역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남경찰청이 이 의혹과 관련해 지역 금융기관과 기획부동산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불법 여부를 살펴보고 있는 사업장은 김해시도시개발공사가 시행사로 참여 중인 ‘장유 배후 주거복합단지’(현장 사진)다.
악취 민원 해소 명분으로 개발
경찰, 사전에 정보 샜는지 수사
이 곳은 신도시인 율하2지구와 맞닿은 장유동 180 일원 8만 4000여㎡ 규모의 160여 가구 단독택지와 15필지의 준주거시설용지, 나머지 공공시설로 구성된 택지사업이다. 이 사업은 오는 2023년 6월 완공 예정이다.
애초 이 곳은 돼지 6000여 마리를 사육하는 대규모 돈사로 인접한 율하신도시 일원 주민들의 악취 민원 해소와 함께 정주환경 개선을 위해 김해시가 지난 2017년 공공개발을 계획했다.
현재 경찰이 확보한 내용은 이 사업 과정에서 김해시도시개발공사가 매입한 해당 부지에 40여 명이 4개 필지를 균등하게 나눠 참여한 전형적인 ‘지분 쪼개기’가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쪼개기 필지’에 대해 경찰은 사전에 개발 계획이 흘러나간 뒤, 토지매매 거래로 이어졌는지 토지거래와 매매 과정 등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또 이와 관련 시행사인 김해시도시개발공사에서 토지매매 과정 등 제반 서류 일체를 모두 확보한 상태다.
이와 함께 이 주거복합단지 조성사업은 계획 당시부터 지역 부동산가에서 토지 매매를 놓고 일부 기획부동산을 통해 ‘쪼개기’ 지분 투자자를 모집한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율하지역 한 부동산 관계자는 “배후 주거단지 조성이 있을 것이란 얘기가 나돌 때 이미 기획부동산에서 투자자 모집을 한다는 지역에서 소문이 파다했다”고 귀뜸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경남경찰청은 23일 압수수색을 벌여 입수한 자료 분석에 들어갔다. 또 경찰은 ‘지분 쪼개기’에 참여한 40여 명의 토지 소유자 인적사항을 파악하고, 해당 토지 개발정보을 입수한 경위와 농지매입과정에 농지법 위반은 없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번 경찰 수사와 관련해 정의당 김해시지역당은 24일 논평을 내고 “땅 투기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를 환영한다”며 “개발 예정지를 어떻게 알았는지 명명백백히 밝히고, 선출직 등 공무원들의 관련성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의당 김해지역위원회는 LH 땅 투기의혹 발생 초기, 김해지역 개발지역에 대한 공무원 관련 여부에 대한 전수조사 등을 촉구했었다.
정태백·김길수 기자 jeong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