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변수는 ‘네거티브 공방’ ‘정책대결 영향’ ‘중앙당 전략’
오늘부터 공식 선거운동 시작
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식선거운동이 25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에 따라 13일간의 선거기간에 부산지역 유권자들의 최종 표심에 영향을 미칠 변수들에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로선 네거티브 선거전의 효과와 여야 정책대결의 영향력, 정권심판론을 포함한 외부 요인의 파급력 등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당초 공약 대결 위주로 진행됐던 부산시장 보선전은 이달 초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가 결정된 이후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민주당 ‘부산지역 정·관·경 토착비리 조사특위’는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하루가 멀다하고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를 퍼부었다. 후보 본인은 물론 재혼한 부인과 아들, 딸 등 ‘박형준 일가’를 겨냥해 부동산, 미술품, 입시비리 관련 의혹을 전방위로 쏟아냈다.
여야, 이달 초부터 이전투구 양상
지지율 바뀔지 지지층 모일지 주목
네거티브에 묻혀 정책 부각 안 돼
서울시장 보선 진행 상황도 영향
하지만 민주당의 네거티브 공세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20일 실시된 중앙일보·입소스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박형준 후보가 51.2%의 지지율로, 민주당 김영춘(28.6%) 후보를 22.6%포인트(P) 차이로 앞섰고, 지방파 방송 3사와 입소스·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조사(20~21일)에서도 박 후보(38.5%)의 지지율이 김 후보(26.7%) 보다 11.8%P 높았다.
민주당의 일관된 ‘박형준 때리기’는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으로선 전체 지지도 못지않게 지지층 결집이 최우선 과제이다. 실제로 입소스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79%가 김 후보를 지지하는 반면 박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층의 94% 지지를 받고 있다. 이 조사에서 ‘향후 지지후보를 바꿀 가능성이 있나’라는 물음에 김 후보 지지자의 28.3%와 박 후보 지지자의 16.9%가 “바꿀 수 있다”고 답했다. 김 후보 지지자의 결속력이 박 후보보다 약하다는 의미다. 김영춘 후보 선대위 전재수 총괄선대본부장은 “엘시티 문제가 집중 부각되면서 우리 당 지지층이 급속히 결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보선에서 정책대결의 영향력은 상당히 떨어지고 있다. 여야가 네거티브에 집중하면서 각 후보가 내세운 공약이 묻히고 있는 것이다. 부산 유권자들이 방송 3사 조사에서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24.8%)과 ‘주거 및 부동산 정책’(20%), ‘가덕신공항 건설 추진’(13.9%) 등을 주요 보선 이슈로 꼽았지만 실제 지지후보 결정에는 거의 영향을 못 미치고 있다. 게다가 민주당의 최대 성과물인 가덕신공항의 영향력 조사(방송 3사)에서도 ‘여당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란 응답은 24.7%에 불과했고,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답변(54.1%)이 배 가까이 많았다. ‘야당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란 반응(6.9%)도 적지 않았다. 그만큼 정책대결이 부산시장 보선 과정에서 부각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여당이 네거티브에 치중하면서 자신들의 성과물을 제대로 홍보하지 못하는 ‘전략적 실패’를 범했다”고 말한다.
부산시장 보선 판세에 영향을 미칠 외부 요인도 많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진행상황도 부산 표심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이낙연(민주당)-김종인(국민의힘) 두 선대위원장의 부산 공략 대결도 무시 못할 변수이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와 정당 지지도, ‘정권 심판론’과 ‘정부 지원론’ 등도 후보자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권기택·박태우 기자 kt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