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수소선박 혁명 이끄는 이칠환 (주)빈센 대표

백현충 기자 cho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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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위기 아닌 기회” 수소선박 개발로 혁신 주도
-창업 3년 4개월 만에 기업가치 400억 원대

-부일해양CEO아카데미서 초청강연

부산일보 해양CEO아카데미에서 초청 강연을 하고 있는 이칠환 (주)빈센 대표. 부산일보 해양CEO아카데미에서 초청 강연을 하고 있는 이칠환 (주)빈센 대표.

“에너지원이 바뀌면 혁명이 일어납니다. 에너지원이 석탄에서 석유로, 다시 수소 에너지로 전환되고 있는데, 그 혁명 속에서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포착해야 합니다.”

창업 3년 4개월 만에 400억 원을 웃도는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해양 스타트업 (주)빈센의 이칠환(48) 대표는 최근 부산롯데호텔 41층 사파이어룸에서 열린 ‘부산일보 해양CEO아카데미’ 특강에서 “에너지원의 변화는 모든 모빌리티의 급변을 초래하는데, 수많은 미래 에너지 중에서 수소가 가장 주목을 받을 것”이라면서 이른바 ‘수소사회의 도래’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소연료전지 추진 선박에 그가 올인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란다. “대한민국이 세계 1위의 조선강국임에도 글로벌 레저용 보트를 포함해 중소형 선박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미약합니다. 유럽과 미국, 일본이 여전히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소사회로 전환하면서 중소형 글로벌 선박시장의 재편이 임박했다고 그는 주장했다. 수소연료전지 추진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개발한 국가와 기업이 다가올 미래에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얘기다.

(주)빈센은 배터리와 수소연료전지 추진 선박 분야에서 선두주자다. 지난 2019년 50㎾급 배터리 2개로 12노트 레저용 전기 보트를 실증했고, 이어 내달 중순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소형 선박을 시연한다. 수소연료전지 25㎾ 1개와 92㎾ 배터리 2개가 장착된, 길이 10m, 10노트 속도의 소형선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또 오는 10월에는 20노트 이상 속도를 낼 수 있는 전기 추진 고속정도 선보일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게임 체인저는 내년 4월 내놓을 레저용 보트란다. 전남테크노파크와 영암군, (주)빈센이 공동 투자했는데, 수소연료전지가 ‘넥쏘’(현대자동차의 전기차)급 4배라고 했다. 실증 선박을 훌쩍 뛰어넘어 상업화까지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선박 길이가 16m라서 12명까지 탈 수 있고, 속도는 15∼20노트에 이릅니다. 자율운항 기술도 당연히 장착됩니다.” 수소연료전지 95㎾ 4개와 92㎾급 배터리 2개를 합쳐 총 출력이 역대 최강급인 564kW에 달한다. 친환경에 출력까지 좋으니 글로벌 중소형 선박시장에서 벌써 주목된다.

레저용 선박에 이어 그가 선점을 노리는 시장은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한 예인선 분야다. 예인선은 전국적으로 1300척을 웃돌고, 신조선을 기준으로 척당 가격이 80억∼100억 원에 이른다. 말 그대로 황금알을 낳을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론 2만 척이 넘는다.

“수소연료전지와 배터리를 혼용한 하이브리드 추진 예인선을 예상하는데, 오는 6월 예비타당성조사 결과가 나오면 2025년 진수를 목표로 추진할 겁니다.”

직원 18명 중 14명이 연구·기술자인 (주)빈센은 이탈리아어 ‘빈체로’(vincero·승리하다)에서 착안했다. 해양산업에서 최종 승리자가 되겠다는 포부다.

이 대표는 부산에서 대학을 나왔고 직장생활도 경남 거제에서 보냈다. 그런데 정작 사업체는 전남 영암에 뒀다. 전남은 전략적으로(주)빈센을 지원했다. 최근에는 울산에서도 손짓하고 있단다.

하지만 그는 더 큰 성장을 위해 부산에 오고 싶어 한다. 부산 에코델타시티 플랫폼 작업에도 최근 참여했다. 부산은 ‘산업단지 대개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에너지원이 바뀌는 경제 혁명의 시대에 (주)빈센과 같은 퍼스트 무버 유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백현충 선임기자 choong@busan.com


백현충 기자 cho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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