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구장 ‘봉다리 응원’·전통시장 비닐봉지 사라진다
앞으로 사직야구장에서 비닐봉지를 이용한 일명 ‘봉다리 응원’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다. 이뿐 아니라 부산의 모든 공공기관에서 종이컵, 비닐봉지 등이 사라진다. 일회용 컵을 들고서는 공공기관에 들어갈 수도 없다.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다.
부산시는 사회 전반의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공공·민간 분야별 종합 대책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28일 밝혔다. 공공기관에서 일회용품 사용과 반입을 금지하고, 전통시장 등 민간 분야에도 일회용품 사용 자제를 권고하며 유인책을 마련하는 게 대책의 핵심이다.
부산시, 일회용품 강력 규제
공공·민간 분야 종합대책 마련
세탁소 ‘비닐’사용 자제 권고
공공기관 종이컵 등 사용 금지
배달·장례식장 용기도 감축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은 것은 그만큼 일회용품 사용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부산시 등에 따르면 2018년 부산에서 사용된 일회용 컵은 1억 6500만 개로 추정된다. 2007년 이후 10여 년 만에 6배나 증가한 수치다. 비닐봉지의 경우 부산은 1인당 420장, 연간 14억 5000만 장을 쓰고 있다. 반면 연간 1인당 기준으로 핀란드는 4장, 독일은 70장, 스페인은 120장 정도 수준이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각종 일회용품 사용량이 더욱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일회용품은 자원 고갈은 물론 생산과 소각 과정 등에서 심각한 환경 오염 물질을 배출해 기후위기와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부산시의 종합 대책에 따라 공공기관에서는 ‘일회용품 사용 제로 실현’이 실시된다. 공공기관은 업무 공간, 회의실 등에서 일회용품 사용이 금지되고, 우산비닐도 제공할 수 없다. 즉 일회용 컵을 들고는 공공기관 출입이 불가능해지는 셈이다.
강서체육공원, 사직야구장, 요트경기장 등 체육시설들도 공공기관에 포함되기 때문에 일회용품 사용이 금지된다.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주관하는 각종 지역 축제와 행사 등에서도 병이나 컵 등 각종 일회용품 반입과 사용이 제한된다. 부산시는 민간위탁시설 위·수탁계약 조건에도 시설 내 일회용품 사용과 구매를 금지하는 조항을 넣을 계획이다.
전통시장과 세탁소 등의 민간시설에 대해서도 비닐봉지 사용 자제를 권고했다. 현재 부산지역 전통시장 179곳에서 연간 비닐봉지 43만 장, 세탁소에서는 세탁물을 담는 비닐이 연간 2600만 장가량 쓰이는 것으로 추산된다.
부산시는 전통시장에서 폐현수막을 활용한 재활용 바구니를 비치해 시민들에게 대여하고 세탁소를 대상으로 비닐 안 쓰기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장례식장도 예외가 아니다. 장례식장에서는 연간 1450만 개 정도의 일회용품이 사용된다. 부산시는 장례식장협회와 협의해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기 사용을 2024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해 가기로 했다. 약국 비닐봉지, 배달 일회용기 등에 대한 감축 방안도 마련 중이다.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시민 협조 없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것은 실현 불가능하다”며 “사소한 불편함을 포용하는 마음으로 환경문제 해소에 동참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