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공공앱’ 태반이 무용지물… 46% ‘폐기’ 권고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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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로부터 폐기 권고를 받은 ‘부산 강서구 안심귀가 서비스’앱. 화면 캡처

부산시와 지자체가 수천만 원을 들여 만든 공공애플리케이션(이하 공공앱) 절반가량이 행안부로부터 폐기 권고를 받았다. 일부 지자체는 3년 이상 폐기 권고를 받은 앱을 별다른 개선조치 없이 유지하면서 ‘밑 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매년 발표하는 ‘모바일 대민서비스 앱(공공앱) 성과측정 및 정비계획 검토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시와 부산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앱 13개 중 6개(46%)가 폐기 권고를 받았다. 폐기 권고는 앱의 성과가 저조해 운영보다 폐기가 적합하다는 의미다. 이는 30% 수준에 그친 충남, 충북에 비해 높은 수치다. 세종시의 경우 6개의 앱 중 폐기 권고를 받은 공공앱은 하나도 없다. 행안부는 매년 다운로드 수, 사용자 만족도, 업데이트 최신성 등을 기준으로 공공앱의 성과를 측정해 발표한다. 폐기 권고를 받은 부산시 공공앱 6개의 개발비만 2억 1000만 원 수준에 달한다.

행안부 ‘앱 성과·정비 계획 결과’
“13개 중 6개 성과 저조 폐기 적합”
지적에도 운영 강행, 예산 낭비
수요 아닌 공급자 중심 설계 탓


심지어 폐기 권고를 받은 앱 2개는 3년 연속으로 폐기 권고를 받았지만, 개선 노력 없이 매년 운영비로 930만 원가량이 투입되고 있다. 사하구청이 각각 1350만 원, 7418만 원을 들여 만든 ‘사하구평생학습관’, ‘사하구안심귀가서비스’ 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폐기 권고를 받았다. 구청은 성과측정 당시 추후 개선조치 마련을 약속했지만 추가로 개선된 사항도 없다. ‘이용자 수가 낮아 홍보 등이 필요하다’는 행안부의 지적에 사하구청은 별다른 계획 없이 탐방객이 구청을 방문할 경우 앱을 홍보하는 방안을 내놨다. 해당 공공앱의 다운로드 수는 3년간 2700건에 그친다. 강서구의 ‘부산 강서구 안심귀가 서비스’의 경우도 지난 2019년부터 이용률 저조로 폐기 권고를 받았지만 홈페이지 게재 외에는 별다른 홍보 계획이 없다. 이 앱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2년간 61명에 그쳤다.

이처럼 부산의 공공앱 사용률이 낮은 이유는 계획 단계에서 제대로 검증되지 않기 때문이다. 행안부는 애플리케이션을 포함한 신규사업 도입의 경우 ‘정보화 사업 사전협의제’를 통해 기초지자체가 부산시가 협의를 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01년부터 부산시에서 실시된 사전협의 635건 중 보류는 8건에 그칠 정도로 유명무실하다.

부산시에서 만든 공공앱은 한정된 수요만 대상으로 해 이용률이 낮다는 비판도 있다. 직업훈련 교육생을 대상으로 만든 ‘맞춤훈련전자출결’ 앱이 대표적이다. 수요가 낮은 서비스의 경우 앱 대신 웹을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만, 개발비가 상대적으로 많이 드는 앱을 운영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공급자 중심으로 앱이 설계되기 때문에 이용자로부터 외면을 받는다고 지적한다. 동아대 경영정보학과 홍순구 교수는 “앱을 만들기 전에 시민들의 수요 조사나 사전 타당성 검사 등을 거쳐 민간앱보다 부족하지 않을 수준으로 만들어야 시민들로부터 외면받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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