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기업 기부로 1조 교육기금” VS 박형준 “예산 관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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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29일 가 주최한 ‘매운맛 토론회’에서 기존의 박 후보 관련 의혹을 둘러싼 ‘도돌이표 공방’에서 벗어나 모처럼 공약과 비전, 시정 철학 등을 놓고 치열한 정책 대결을 펼쳤다. 박 후보는 “예산에 대한 관념이 떨어진다”며 김 후보와 현 정권을 싸잡아 공격했고, 김 후보는 “해수부장관으로 재직하면서 반토막난 해운조선 산업을 살려낸 경험을 갖춘 진정한 일꾼 시장”이라고 맞섰다.

본보 주최 ‘매운맛 토론회’
주요 공약·시정 철학 등 놓고
의혹 공방 대신 정책 대결

박 후보는 김 후보가 공약한 1조 원 규모의 교육발전기금과 5조 원 규모의 민생버팀목기금 등의 재원 조달 방안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그는 “부산시 부채 비율이 25%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김 후보가 공약한 1조 기금, 단기 일자리 15만 개 창출, 문화 예산 4% 조성 등을 보면 예산 관념이 부족해 보인다”며 “부산시 예산 구조가 어떻게 돼 있고, 어떻게 사용할지 설명해 달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김 후보는 “교육발전기금은 시 예산만으로 진행되는 사업이 아니다. 부산시는 마중물 정도 출연하는 것이고, 부산 기업들이나 부산 출신 성공한 기업인들에게 부산 교육발전을 위해 기부를 요청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민생버팀목 자금에 대해서도 “시 예산만 들이는 것이 아니라 공공개발 사업이나 사전협상형 개발 등 일정 부분 기여하게 만드는 장치를 통해 조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기업을 봉으로 보고, 자선사업 같은 형태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재원 확보가 충분히 안되면 결국 시 예산으로 충당해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예산을 짜다 보면 자식들에게 빚만 물려주는 나쁜 부모가 될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이에 김 후보는 “사회사업 하는 기업인들이 가장 보람 있어 하는 게 교육에 대한 기부다. 그분들 손목 비틀어 하자는 게 아니라 명분 있는 일이라 많이 참여할 것으로 본다”고 맞섰다.

두 후보는 문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를 놓고서도 충돌했다. 박 후보는 “이 정부처럼 재정준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슈퍼 예산을 계속 짜는 정부가 없다”며 “어려운 사람들은 별반 나아지지 않고 빚 부담만 훨씬 늘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 후보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채무 증가는 어쩔 수 없다”며 “전쟁 상황인 만큼 재정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위기에 빠진 국민을 구해 내는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반박했다.

박태우·이은철 기자 widene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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