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 낮춘 여 ‘읍소 전략’ vs 승리 자신 야 ‘고삐 죄기’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4·7 보궐선거 일주일을 앞두고 여야 공수가 달라졌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180석’이라는 승리를 거머쥔 뒤 입법 독주를 달려온 더불어민주당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이후 부동산 민심이 폭발하면서 보선 전망이 어두워지는 탓에 고개를 숙이는 읍소 전략으로 선회했다. 반면 총선에서 패배한 뒤 여권에 끌려다녔던 국민의힘은 부산·서울시장 보궐선거 모두에서 승기가 점쳐지면서 대여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은 31일 국회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여당이 주거의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성실하게 살아온 많은 국민께서 깊은 절망과 크나큰 상처를 안게 됐다”며 부동산 정책 실패를 공식 사과했다. 그는 이어 “몹쓸 일부 공직자는 주택 공급의 새로운 무대를 투기의 먹잇감으로 삼았다. 무한책임을 느낀다”며 거듭 사과하면서도 “잘못을 모두 드러내면서 그것을 뿌리 뽑아 개혁할 수 있는 정당은 외람되지만 민주당이라고 감히 말씀드린다”며 오는 2~3일 진행되는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LH사태·집값 악재 지지율 답보
이낙연 “부동산 정책 실패” 사과
박형준 캠프, 연일 대여 공세
‘김영춘 형 땅 매매 의혹’ 부각

그간 민주당은 가덕신공항 특별법 처리와 경부선 지하화를 지역균형뉴딜 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등 부산 민심을 잡기 위해 ‘선물 보따리’를 풀어놨지만 LH사태, 부동산 가격 폭등 등의 악재가 터지면서 지지율 답보 상태가 계속돼 왔다. 여기다 ‘네거티브 전략’에 치중해 지지층 이탈이 가시화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이에 동정론에 호소하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

같은 날 부산진구 민주당 김영춘 후보 캠프에서 진행된 중앙선대위 회의에서도 참석자들의 자성이 쏟아졌다. 김 후보는“4·7 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한 민주당 후보로서 시민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한 차례 고개를 숙인 뒤 “최근 부동산 폭등과 LH발 사태로 인해 국민 분노가 크다. 집권당 후보로서 시민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또다시 사과했다.

양향자 최고위원도 자세를 낮췄다. 그는 “당이 무엇보다 상식적이지 못했고 우리 상식이 국민 상식과 괴리가 있었다”고 호소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선 전초전 성격인 이번 보궐선거의 승기를 확실히 잡기 위해 대여 공세의 고삐를 더욱 바짝 좼다. 박형준 캠프 공동수석대변인인 황보승희·김희곤 의원은 이날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 친형 땅 매매 특혜 의혹 띄우기에 나섰다. 황보 의원은 “지난달 29일 MBN ‘판도라’에서 김 후보의 총괄선대본부장인 전재수 의원이 ‘김 후보 가족의 땅 매매계약 시점이 2018년 4월’이라고 발언했다”며 “국민의힘 부산시당이 확보한 김 후보 가족 땅 매매계약서에는 2018년 8월 22일로 김 후보의 측근 구청장 취임 후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서은숙 부산진구청장이 취임하기 전에 김 후보 친형의 땅이 구청에 매각된 것이라는 전 의원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 거래는 전형적인 내부자 거래”라며 “특혜매입을 주장하다 고소당한 부산진구 구의원들 모두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도 이날 부산을 찾아 국민의힘 외투를 입고 유세 지원에 나섰다. 그 또한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오만, 무책임을 심판하는 선거이다”며 여권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전창훈·민지형·이은철 기자

jch@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