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은 ‘부산·국민’- 박형준은 ‘선거·정권’
10년 치 언론 발언 분석해 보니

4·7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부산일보>는 유권자의 선택을 돕기 위해 여야 대표 후보들이 쏟아낸 말과 글을 통해 인물 탐구를 시도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를 활용해 과거(이명박 당선 이후 5년)와 최근(박근혜 탄핵 이후 5년), 약 10년 동안 전국 언론(전국·지역·경제지)에 보도된 민주당 김영춘 후보(1743건)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2448건)의 발언 총 4191건을 분석했다.
민주당 김영춘 후보
2012년 활동무대 부산 옮기며
지역 이슈 관련 발언 쏟아내
최근 신공항·가덕도 자주 언급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
MB정부 靑 수석·특보 등 역임
정치·국회 등 전국 사안 주 이뤄
최근 현 정권 비판에 날 세워
김영춘 후보는 2016년 12월 9일 탄핵안 가결 이후부터 올 3월까지 ‘부산’(358회)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이어 ‘국민’(127회), ‘정부’(108회), ‘선거’와 ‘지역’(각각 89회), ‘민주당’(88회) 순이었다.
같은 기간 박형준 후보의 발언에는 ‘선거’(283회)가 가장 자주 등장했다. ‘정권’(223회), ‘국민’(200회), ‘통합’(182회), ‘대통령’(178회)이 뒤를 이었고 ‘부산’(164회)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과거에는 차이가 더욱 선명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07년 12월 19일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 직전인 2012년 12월 18일까지 언론에 보도된 발언을 살펴보면 김 후보의 핵심 단어는 여전히 ‘부산’(73회)이었다. 김 후보는 2012년 부산으로 지역구(부산진구갑)를 옮겨 출마하고 같은 해 대통령 선거에서 부산선대위원장을 맡으며 ‘부산’ 관련 발언을 많이 했다.
반면 박 후보의 입에선 ‘대통령’과 ‘정부’(각각 98회)가 가장 많이 오르내렸다. MB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과 사회특보 등을 역임하며 ‘세종시’(67회), ‘정치적’(33회), ‘국회’(32회), ‘부처’(29회) 등 전국 사안에 대한 말이 주를 이뤘다. 상대적으로 ‘부산’(6회)에 대한 언급은 미미했다. 17대 국회의원을 마친 이후 청와대를 활동 무대를 옮기면서 전국적 사안에 대한 논평이 늘고 부산에 대한 언급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 후보는 2011년 4월 1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동남권 신공항을 개발 포퓰리즘이나 표를 얻기 위한 판단이라고만 매도할 수 없다”고 하는 등 ‘신공항’(10회)에 대한 오랜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최근 들어 빈도는 더욱 늘어 ‘신공항’(60회), ‘가덕도’(56회), ‘특별법’(35회), ‘가덕신공항’(31회), ‘공항’(27회) 등 관련 발언을 꾸준히 이어왔다. 해수부장관 출신답게 해양수산분야와 관련된 지역 이슈에도 관심을 가지면서 ‘해수부’(84회), ‘해운’(64회), ‘항만’(53회), ‘선박’(39회) 등의 단어를 자주 언급했다.
박 후보는 과거 ‘청와대’(25회), ‘이명박’(23회) 등의 핵심단어를 통해 MB정부의 핵심 인물로서 행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들어서는 ‘썰전’, ‘강적들’ 같은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대통령’(178회)을 비롯해 ‘문재인’(90회), ‘조국’(50회), ‘청와대’(48회)를 자주 언급하는 등 정부 비판과 전국 이슈에 대한 발언을 쏟아냈다.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된 지난달 4일에도 “문재인 정권 4년 동안 우리가 본 것은 무능과 위선, 오만과 편 가르기였고, 곳곳에서 나라 근간이 내려앉고 있다”고 비판하며 정권심판론을 앞세웠다.
이번 분석은 <부산일보>가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권오성 겸임교수와 함께, 두 후보 발언의 형태소를 분석해 핵심 단어의 빈도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대진·김준용 기자 djrhee@busan.com
그래픽=장은미 에디터 mi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