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이 저 모양이라는 걸 잘 봐둬라"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 별세
고 채현국 선생. 부산일보DB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 (사)민족미학연구소 이사장이 지난 2일 별세했다. 향년 86세.
채 선생은 부친이 운영하던 강원 삼청 도계의 흥국탄광을 운영하며 광산업자로서 성공을 거뒀지만 1972년 10월 유신 정권이 들어선 이후 사업을 접고 재산을 주변에 나눠 줬다. 민주화운동을 하며 도피 생활을 하는 이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셋방살이하는 해직 기자들에게는 집을 사 주기도 했다. 1988년 효암고등학교와 개운중학교를 둔 양산의 재단법인 효암학원 이사장으로 취임해 줄곧 무급으로 일해왔다. 돈과 명예,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꼿꼿이 살아온 그는 2014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 “노인들이 저 모양이라는 걸 잘 봐둬라”는 서릿발 같은 발언이 회자되면서 ‘시대의 어른’으로 자리매김했다. 2015년 <부산일보> 인터뷰에서는 삶에 대한 마음자세를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평범하고 시시한 삶이 행복한 거예요. 자본주의 사회 경쟁에 속아 가지고 잘난 체하고 남을 딛고 올라서야 사는 거 같고, 시시하면 당하는 것 같지만, 시시한 사람만이 행복한 사람이에요. 조금이라도 남 짓밟으면 행복하지 못해요.”
빈소는 서울대병원에 마련됐고, 발인은 오는 5일 아침 9시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