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서 가스 생산 사업 계속” 佛 기업 결정에 시민단체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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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업체 토탈>

4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 카마유트에서 ‘반(反)쿠데타 거리시위’에 나선 시위대가 가면을 쓴 채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가면은 미얀마 사태에 대한 유엔의 비판과 개입에 미온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항의 의사를 담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랑스의 거대 에너지 기업 토탈이 미얀마에서 가스 생산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4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파트리크 푸얀 토탈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프랑스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얀마에서의 사업 중단 여부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 “어떤 기업이 수백만 명에게 전기 공급을 끊는 결정을 할 수 있겠느냐”며 사업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푸얀 CEO는 미얀마 군부의 시민 억압 조치에 분노한다면서도 “미얀마에서의 가스 생산을 중단하면 가뜩이나 고통받고 있는 미얀마인들에게 더 큰 해를 끼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 “사업 중단 땐 전기 끊겨”
세금 만큼 인권단체 기부 약속
시민단체 “결국엔 군부 자금줄”
살인자에 돈 대는 일 포장일 뿐
H&M·기린은 업무·협력 중지

토탈은 미국 기업 셰브런, 미얀마 국영 석유·가스 회사인 MOGE와 합작으로 미얀마에서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푸얀 CEO는 토탈이 생산하는 가스가 미얀마와 태국 북부의 전력 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사업을 계속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미얀마 활동가들은 토탈이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하는 군부에 ‘돈을 대는 결탁 행위’를 하게 될 것이라며 비판에 나섰다. 토탈이 미얀마에서 가스 사업을 계속하면 미얀마 정부에 세금을 납부하게 되고 이는 결국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의 자금줄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토탈은 실제로 2019년 미얀마 당국에 2억 3000만 달러(약 2593억 원), 지난해 1억 7600만 달러(약 1984억 원)를 세금 형태로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푸얀 CEO는 이에 대해 미얀마 군사 쿠데타가 발발한 이후로는 미얀마 내 금융 시스템 작동 중단으로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다면서 향후 미얀마 당국에 내게 될 세금과 동일한 액수를 인권단체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시민단체 ‘미얀마에 정의를(Justice For Myanmar)’은 트위터를 통해 “살인자들에게 돈을 댄다는 사실을 포장하려 하지 말라”고 꼬집었다.

이처럼 사업 지속 의사를 밝힌 토탈과 달리 사업 중단, 철수 방침을 발표한 외국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미얀마 현지에 45개 공급 협력사를 둔 거대 의류 브랜드 H&M이 대표적인 사례다. H&M은 최근 미얀마에서 신규 물량 주문을 전격 중단했다. 일본계 맥주 회사 기린도 시민단체 항의가 빗발치자 군부와 연계된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철회하기로 했다. 호주 에너지 기업 우드사이드도 미얀마 인근 해역에서 진행하던 원유 탐사 작업에 동원된 직원들을 철수시켰다.

한편 미얀마 엑소더스가 현실화되면서 한국 교민을 포함한 외국인들의 유일한 귀국 통로가 되다시피 한 한국행 임시항공편이 만석을 이루고 있다. 귀국을 서두르는 한국 교민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정부는 오는 7일 전용 항공편을 추가 투입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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