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도 없이 "새 카드 발급 필수”…황당한 새 동백전, 첫날부터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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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한 시민이 동백전 앱을 이용해 선불카드를 발급받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가입자만 90만 명이 넘는 부산 지역화폐인 동백전 서비스가 5일 재개됐다. 그러나 기존 동백전 카드를 가진 가입자들도 새 선불카드를 발급받지 않으면 동백전 서비스를 아예 이용할 수 없어 강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시와 동백전 새 운영사인 코나아이는 5일부터 새 시스템을 적용한 동백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민들은 이날 오전부터 코나아이의 ‘부산 동백전’ 앱을 내려받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5일 운영사 교체, 새 시스템 적용
새 카드 안 받으면 서비스 이용 불가
앱 다시 내려받고 회원 가입해야
가입자들 “번거롭고 불편해서 분통”

그러나 첫날부터 동백전 기존 가입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기존 선불카드를 가지고 있는 가입자들도 또 다른 선불카드를 반드시 발급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가입자들은 새 동백전 앱에 회원 가입을 하는 과정에서 새 선불카드를 받는 조건으로 카드 이관 신청을 해야 한다. 가입자들이 카드 이관 신청을 하지 않으면 회원 가입이 불가능해 캐시백 등 동백전 서비스를 아예 사용할 수 없다. 동백전은 앱 기반 플랫폼이어서, 서비스 이용을 위해 앱 설치가 필수적이다.

특히 부산시와 코나아이는 새 선불카드를 반드시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제대로 알리지 않아 혼란이 가중됐다.

부산시와 코나아이는 새 시스템을 적용한 동백전 서비스를 운영하기에 앞서 기존 선불카드를 이용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다만, 새 운영사인 코나아이가 발행하는 선불카드 사용을 희망하는 시민들은 신규로 발급받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다시 말해, 새 카드 발급은 선택 사항이지 강제 조건은 아니었다.

한 소비자는 “기존에 새 선불카드의 경우 희망자만 받으면 되는 줄 알았다. 새 카드를 발급받지 않으면 서비스 자체를 이용할 수 없는 줄은 몰랐다”며 “시나 운영사가 이런 부분에 대해 미리 설명했다면 이렇게 혼란이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애초 운영 대행사와 선불카드 발급을 논의하면서 기존 가입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으로 해 달라고 수차례 주문했다”며 “시스템상으로 꼭 필요했는지에 대해 논의하는 한편 혼란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코나아이 관계자는 “앱과 카드의 시스템 연동 탓에 선불카드 발급이 불가피해 본사가 비용을 내면서 카드 발급을 유도하고 있다”며 “앱만 설치하면 새로 발급받은 선불카드를 반드시 사용할 필요는 없다. 기존 카드를 사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동백전은 2019년 12월 첫 발행 이후 1년 만에 전국 3위 규모로 성장했다. 현재 발행액이 1조 3000억 원을 넘었다. 그러나 캐시백 혜택이 일시 중단되고 캐시백 요율도 수시로 바뀌면서 운영 부실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동백전 운영사는 올 초 기존 KT에서 코나아이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전 운영사인 KT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문제가 있다'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하는 등 갈등이 일기도 했다.

김 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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