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부담스러운 출발’… 큰 반등 없었던 120일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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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 선거운동원들이 5일 부산 중구 자갈치공영주차장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왼쪽). 같은 날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 선거 운동원들이 수영구에서 열린 유세 현장에서 율동을 하고 있다. 정대현·정종회 기자 jjhyun@

지난해 12월 8일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점화된 4·7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120일간의 열전을 뒤로 하고 대단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비위로 촉발된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최근 민심이 그대로 반영돼 시작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평가가 나올 만큼 여권으로선 부담스러운 선거였다는 분석이다.

선거 초반부터 국민의힘은 역동적인 당내 경선으로 흥행 몰이에 성공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조용한 경선’으로 컨벤션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당내 경선 흥행몰이 국민의힘
정권심판론으로 여권 압박
박형준, 선두 자리 계속 유지
경선 컨벤션 효과 못 본 민주
LH사태, 신공항 승부수 덮고
네거티브 전략도 영향력 미미

10명이 출사표를 던진 국민의힘 경선에서는 ‘합리적 보수’ 이미지를 내세운 박형준 후보가 보수층과 중도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며 지난달 4일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3명이 도전에 나선 민주당 경선은 ‘힘 있는 여당 시장론’을 앞세운 김영춘 후보가 사실상 세 번의 도전 만에 부산시장 선거 본선 무대에 올랐다.

지난달 6일 최종 대진표가 확정되면서 여야는 선거 체제로 전환하고, 조직과 전략을 재정비하는 등 총력전에 들어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선거 판세는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민주당 김영춘 후보에 멀찍이 앞서 있는 양상이었다. 국민의힘은 “선거의 유책 사유가 있는 민주당은 후보도 내지 말았어야 한다”고 여권을 압박하며 ‘오거돈 원죄론’과 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승기 굳히기에 들어갔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가덕신공항 건설과 2030부산엑스포 유치, 부울경 메가시티 구축 등 부산의 명운이 걸린 초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힘 있는 여당 시장론’을 앞세워 역전을 노리고 나섰다.

특히 정부 여당이 승부수를 던진 가덕신공항 특별법이 2월 국회를 통과하면서 부산 민심도 들썩거리는 듯했다. ‘여당 시장론’에 힘이 실렸고 김 후보가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가 터지면서 분노한 민심이 문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을 무너뜨리면서 김 후보의 추격세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이에 민주당은 박형준 후보의 ‘자질론’ 공방에 불을 붙여 네거티브 총공세로 전략을 급선회했다. 민주당은 국정원 불법사찰, 엘시티 특혜 분양, 미술품 납품, 자녀 입시 부정청탁 등 박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박형준-조현 일가 6대 비리 게이트’로 규정하고, 박 후보의 개인 비리와 도덕성 문제를 한 달 내내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공세를 “김대업식 정치공작”이라고 맞받아치며 고소·고발로 압박했다. 여야의 선거 전략이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의 사활을 건 네거티브 공세는 박 후보 우위의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8~29일 실시한 <부산일보>·YTN·리얼미터의 4차 여론조사(중앙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박 후보는 51.1%의 지지율로, 32.1%를 기록한 김 후보를 19.0%포인트 차로 앞섰다.

1일부터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되는 이른바 ‘깜깜이 선거’ 기간에 들어간 가운데, 시민들의 최종 선택까지는 단 하루가 남았다. 양 후보 지지율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7일 저녁 열리는 투표함에 '보선 성적표'가 들어 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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