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도 뷰도 다 되네, 바닷가 중국집 '구르메집'

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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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조리장 출신 2명 공동대표
칠리새우 생선튀김 탕수육
튀김피 적당히 쫄깃하면서 고소
닭육수·허브오일 쓰는 짬뽕 인기

우리나라에서 바다 풍광이 가장 아름다운 중국음식점이었다. 창밖으로 포말이 부서지는 거친 파도와 하얀 패러 세일링을 지켜보며 즐기는 생선튀김은 최고의 메뉴였다. 기장 일광해수욕장에 자리 잡은 구르메집(공동대표 정진식, 김정문)이 SNS에서 인기 만점인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2011년 조리 명인인 정진식 대표는 하얏트호텔 조리장, 기능장 자격증을 가진 김정문 대표는 그랜드호텔 조리장 출신이다. 이들이 해수욕장에 중국음식점을 개장한 것은 주변에 비슷한 식당이 드물기 때문이었다. 제대로 된 중식을 제공할 경우 고객들이 바닷가라고 해서 꼭 생선회만 고르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바닷가에 자리 잡은 구르메집. 바닷가에 자리 잡은 구르메집.

두 사람의 생각은 적중했다. 구르메집의 고객 중 절반은 외지인이다. SNS를 보고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 해변에 인접한 중국집을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전망이 좋은데다 시설이 깔끔해서 한 번 찾아온 고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다. 여기에 가격도 비싸지 않아 금상첨화다.


먼저 칠리새우를 주문했다. 뿌리는 소스에 따라 종류는 두 가지다. 칠리소스와 레몬갈릭소스다. 정 대표는 레몬갈릭소스를 추천했다.

요리에는 흰다리새우를 사용한다. 먼저 전분을 물에 부어 이틀 정도 가라앉혀 숙성시킨다. 여기에 계란 흰자를 섞어 반죽한다. 이렇게 해서 만든 반죽을 묻혀 튀기면 피는 꼬들꼬들한 맛을 낸다. 새우를 튀길 때 레몬주스와 화이트와인도 함께 넣는다.

소스는 다진 양파와 피망을 넣어 같이 볶다 마늘, 버터를 첨가해 마무리한다. 정 대표는 “호텔에서 일할 때 만들던 음식이다. 큰 인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레몬갈릭소스 칠리새우는 입안에서 은은하게 감도는 마늘, 버터, 레몬 맛이 강점이다. 새우와 전분으로 만든 피는 쫄깃하면서 부드럽다.


레몬갈릭소스 칠리새우. 레몬갈릭소스 칠리새우.

칠리새우의 잔향을 음미하고 있을 때 싱가포르 식으로 만든 생선튀김이 뒤를 이었다. 반죽은 칠리새우와 똑같다. 생선은 대구 살이다. 여기에 레몬즙, 소금후추로 간을 하고 와인으로 잠깐 절인 뒤 튀긴다.

생선튀김에 나오는 칠리소스는 토마토와 칠리를 갈아서 만든다. 고객 취향에 따라 고수를 넣을 수도, 안 넣을 수도 있다.

생선튀김의 대구 살은 고소하고 부드럽다. 피를 더 바삭하게 튀기면 영국음식인 ‘피시 앤드 칩스’ 맛 그대로일 것 같다. 소스에서는 토마토 맛이 난다. 매콤하면서 이색적인 맛이다. 이런 느낌을 ‘바다의 맛’이라고 부르면 좋겠다.


칠리소스 생선튀김. 칠리소스 생선튀김.

탕수육이 마지막 요리였다. 계란 흰자와 전분을 섞어 만든 피는 적당히 졸깃하고 고소했다. 칠리새우, 생선튀김에서도 그랬지만 구르메집의 튀김 피는 일품이었다. 탕수육 고기는 돼지 등심을 사용한다. 적당히 부드러운 게 먹기에 딱 좋다.


탕수육. 탕수육.

구르메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식사류는 짬뽕이다. 육수는 닭으로 만든다. 매일 노계를 삶아 제조한 육수다. 미리 끓여놓은 뒤 약한 불에 달이면서 짬뽕을 만들 때마다 사용한다. 야채를 볶을 때에는 허브오일을 사용한다. 이렇게 하면 잡냄새를 제거하고 향을 높이는 효과를 낸다. 굳이 인공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도 제 맛이 나온다.

짬뽕은 약간 매콤하면서 불맛이 강한 게 특징이다. 조개와 새우 등 해물이 신선해 시원한 바다 느낌을 강하게 풍긴다. 닭 육수 국물은 깊은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매콤한 짬뽕. 매콤한 짬뽕.

김 대표는 “호텔에서 오래 일한 뒤 개업하면서 편안한 가게, 우리 얼굴에 부끄럽지 않은 가게를 만들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기본에 충실하자는 게 신념이다. 부끄럽지 않은 식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구르메집/부산 기장군 일광면 기장해안로 1284.


글·사진=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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