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전 논란에 백신 수급 비상… ‘11월 집단면역’ 멀어지나
국내 제약사가 올해 8월부터 해외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할 예정이다. 정부는 국내 위탁생산이 늘면 백신 수급이 원활해질 것을 기대하지만, 백신을 둘러싼 국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아 ‘11월 집단면역’ 형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만큼 불안감도 높다.
백영하 범정부 백신도입 태스크포스 백신도입총괄팀장은 15일 백브리핑에서 “국내 제약사가 해외에서 승인된 백신을 생산하는 것에 대해 구체적인 계약 체결을 진행 중”이라며 “이에 따라 8월부터는 승인된 백신이 국내에서 대량으로 생산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직 계약이 확정되지 않아 정부는 국내 제약사의 이름과 생산할 백신 종류를 밝히지는 않았다.
정부 “국내서 8월부터 위탁 생산”
미, 부작용 얀센 접종 중단 권고
세계적 공급 부족에 국내도 영향
국내 1차 접종률 2.47% 128만 명
부산 대상자 88% 6만 67명 접종
이스라엘 61%·영국 55% 수준
일본·뉴질랜드, 접종률 1% 미만
현재 국내에선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 사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 백신의 위탁생산도 맡고 있으며, 이르면 6월 완제품을 출시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백 팀장은 “세계 각국이 백신 수급 불안으로 인해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으나, 우리나라는 국내 생산 기반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적다”며 “안정적인 백신 수급을 통해 ‘11월 집단면역 형성’ 목표를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전세계 백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국내 백신 수급도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와 식품의약국은 얀센 백신 접종자 6명에게서 심각한 형태의 혈전증이 나타났다며 얀센 백신의 접종 중단을 권고했다. 미국 정부가 얀센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을 철회하거나 특정 인구 집단으로 승인 대상을 제한하면, 다른 백신의 수요가 급증하게 된다. 이 경우 전세계적으로 백신 물량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백신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도 불안 요소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65세 미만 요양병원 종사자의 경우 1분기 접종대상자의 접종 동의율은 92%였으나, 2분기 대상자는 70% 수준으로 떨어졌다. 혈전 생산 논란으로 백신 불안감이 퍼진 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백영하 총괄팀장은 “(얀센·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등)‘바이러스 벡터’ 계열 백신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구매 계획에 변동이 없다”며 “이상반응을 모니터링하며 살펴나가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한편 15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백신 1차 누적 접종자는 128만 5909명으로, 인구 대비 접종률은 2.47%이다. 이는 OECD 가입국 중 최하위권 수준이다. 이스라엘은 61.18%, 영국은 55.08%로 국민의 절반 이상을 접종했다. 우리나라보다 접종률이 떨어지는 국가는 일본과 뉴질랜드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접종은 빨랐지만, 화이자 백신 수급이 늦어지고 나머지 백신은 사용 허가 문제 등이 있어 접종률이 1% 미만이다.
부산은 1분기 접종대상자 6만 8174명 중 88.1%인 6만 67명이 1차 접종을 마쳤다. 2분기 접종대상자는 29만 7085명 중 12.1%인 3만 5992명이 접종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