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코리아 매출 공개로 ‘구글세’ 논란 확산
구글코리아가 처음으로 한국 매출을 발표하면서 ‘구글세’ 도입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에서 수조 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 구글은 지난해 한국 매출을 2200억 원 규모로 공시했다. 수조 원에 달하는 앱마켓(구글플레이) 매출을 제외한 결과다.
유럽에서 구글 등의 ‘조세 회피’에 대응하기 위해 구글세(디지털세) 도입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구글세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 매출 2201억 공시
수조 원 앱마켓 등 매출은 제외
유럽서 논의 국내서도 요구 클 듯
구글코리아는 최근 공시를 통해 지난해 한국에서 매출 2201억 원, 영업이익 155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구글이 한국에서 매출 규모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 개정으로 구글코리아와 같은 ‘유한회사’들도 실적 공시가 의무화됐기 때문이다.
구글은 2019년에는 한국에서 매출 2123억 원, 영업이익 10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구글코리아가 공개한 매출은 구글 검색이나 유튜브 등에서 발생하는 광고수익이다. 수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구글플레이 매출은 제외됐다. 고정적 사업장이 국내에 없기 때문에 앱마켓 매출은 한국 매출이 아니라는 게 구글코리아 측의 주장이다.
구글코리아 측은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구글플레이 한국 매출이 6조 원에 육박한다는 국민의힘 이영 의원의 지적에 “공신력 있는 앱마켓을 관장하는 앱애니에 따르면 1조 4000억 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이 한국에서 올리는 수입은 이미 2017년에 4조 9272억 원에 달했다는 분석(한국미디어경영학회)도 있다.
구글과 유튜브를 운영하는 모기업 알파벳의 아시아태평양지역 매출 가운데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 정도라는 분석을 적용한 결과다.
알파벳의 미국 공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매출은 325억 달러 정도로 한화 36조 원에 달한다. 한국 매출이 20% 정도라면 지난해 7조 원이 넘는 돈을 한국에서 벌어들인 셈이 된다. 모바일산업연합회도 구글이 구글플레이만으로 국내에서 2019년에 5조 7000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분석했다.
구글의 국가별 매출은 세금 문제와 직결돼 외국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앱마켓과 같은 ‘디지털 경제’는 그 특성상 물리적 고정사업장 없는 지역에서 이윤을 창출한다. 이 때문에 제조기업과 디지털 기업 간의 과세형평성 문제가 불거졌다.
구글세라고 불리는 디지털세는 이를 시정하기 위한 조치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프랑스는 2019년 디지털 기업의 프랑스 내 매출 3%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디지털 서비스세’를 공표했다. 국내에서도 정세균 국무총리가 2월 “구글세가 통상규범으로 발전할 것에 서둘러 대비하라”고 지시해 구글세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