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발달지연 지원 프로그램’ 효과 만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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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살 민우(가명·부산 남구)의 어머니는 “발달장애가 있는 것 같다”는 어린이집 교사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 그동안 민우가 말이 조금 느리다고만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다행히 어린이집 교사는 말이 느리고 돌발 행동이 잦은 민우의 행동을 그대로 넘기지 않았다.

1만 1800명 평가, 1200명 발견
조기발견·적절 개입 효과 뛰어나
예산난으로 필요 아동 2%만 이용

부산시의 영유아 지원프로그램에 따라 민우 어머니는 맞춤형 교육을 받고, 육아 방식도 바뀌었다. 지금 민우는 어린이집에서 우등생으로 통할 정도로 변했다. 민우 어머니는 “발달이 느리다는 사실을 그전까지 몰랐다”며 “올바른 양육 방법을 배워 민우와 부모 모두 같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산시의 영유아 발달장애 지원 서비스가 상당한 효과가 입증되고 있지만, 제한된 인원만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부산시와 부산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 따르면 영유아 지원프로그램인 ‘우리아이발달지원사업’을 통해 2014년부터 최근까지 1만 1824명에 대한 선별평가를 통해 1260명의 장애위험군 영유아를 조기발견했다. 이 서비스는 지역 내 어린이집·의료 기관·가정 등을 연결해 발달 지연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의료 서비스와 양육 교육을 제공한다.

조기 발견과 적절한 개입은 상당한 효과가 입증됐다. 사업단이 심층 조사한 아동 41명의 경우 6개월 개입으로 40명의 아동이 개입 이전보다 성장 속도가 두세 배 이상 빨라졌다. 그 결과 36명의 아동은 6개월 뒤 정상 범위 또는 정상 범위에 매우 근접한 발달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지원 서비스 이용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건강보험공단 검사 결과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정밀진단 필요 아동’이 1만 328명이지만, 이들 중 2% 정도만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영유아가 2~3세를 넘어가면 성장 정도에 대한 검진율이 크게 떨어지고, 보호자가 의심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장애위험군 영·유아 조기발견 및 지원사업 성과보고회’에 참여한 부산복지개발원 김두례 박사는 “우리아이발달지원단은 한시적 예산으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안정적인 예산지원으로 권역별 시스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백상 기자 k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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