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형’ 총리 후보 김부겸… ‘송곳 검증’ 날 세운 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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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말을 함께할 총리와 일부 부처 장관에 대한 개각과 청와대 개편을 단행하고, 여당은 새 원내대표를 뽑는 등 당·정·청의 새 면모가 드러났다. 여권은 이번 인사개편을 통해 재·보선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 국정운영의 동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지만 야당은 정책기조의 전환 없이 쇄신은 힘들 것이라면서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 이에 따라 김부겸 총리 후보자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여야의 격돌이 예상되며 정국의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 5개 부처도 개각
국정과제 안정적 마무리 방점
국민의힘 “쇄신 진정성 없다”
‘노형욱=김현미 시즌2’ 비판
인사청문회 여야 격돌 예고

문 대통령은 이번 주 국무위원 후보자들에 대한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청안을 송부할 것으로 보인다. 임명동의안 제출 후 20일 이내에 심사를 마치도록 규정한 법률에 따라 청문회는 이달 말부터 잇따라 열리게 된다. 더불어민주당은 김부겸 후보자가 대구·경북(TK) 출신의 비주류로 4선 의원을 지내며 야당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점에서 무난한 인준을 기대하는 눈치다. 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첫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임명될 때도 여야 합의로 청문회를 통과했다. ‘친문’(친문재인) 일변도의 인적구성을 탈피하고 화합을 전면에 내세워 중도층을 끌어안겠다는 메시지로도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김 후보자가 지난해 7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를 ‘피해를 호소하는 고소인’으로 지칭했다는 점 등을 겨냥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노형욱 국토교통·문승욱 산업자원·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안경덕 고용노동·박준영 해양수산부 등 5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자질과 도덕성을 집중 검증해 문제가 확인되면 지명 철회를 요구할 방침이다. 이번 개각에서 관료·전문가 그룹이 대거 발탁됐는데 이는 임기 말 정책의 연속성을 이어감으로써 주요 국정과제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야당은 부동산 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국토부 장관에 노형욱 후보자를 발탁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노 후보자는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최근 4년간 부처간 정책조정을 총괄하는 국무조정실에 몸담았다. 야당은 노 후보자를 향해 ‘김현미 시즌2’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서도 문 대통령은 안정적인 임기 말 관리에 초점을 뒀다. 이태한 신임 사회수석은 보건복지부에서 오랫동안 일해 온 정통관료이다. 또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을 교체하고 후임에 박경미 청와대 교육비서관을 기용했다. 박 신임 대변인은 의원 시절이던 2019년 11월 ‘박경미가 문재인 대통령께, Moon Light’라는 제목으로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를 연주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면서 “문 대통령의 성정을 닮았다”는 글로 논란이 됐다. 결국 이번 청와대 개편에서는 ‘친문’ 진영과 각을 세워 온 이철희 전 의원을 정무수석에 기용한 것 외에는 쇄신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 야당의 평가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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