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1조 2000억 펀드’ 열쇠 쥔 요즈마그룹 운용능력 논란
박형준 부산시장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1조 2000억 원 창업펀드 조성을 두고, 펀드 조성을 함께 할 요즈마그룹코리아의 펀드 운용 능력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靑 게시판 등 “법적 자격 못 갖춰”
요즈마 “라이선스 분명, 법적 대응”
논란의 주요 골자는 요즈마그룹코리아가 기존에 한국에서 조성한 펀드의 규모나 실적이 박 시장이 목표로 내세운 1조 원 이상의 펀드 조성과 비교해 턱없이 미미한 데다, 심지어 요즈마그룹코리아가 펀드를 운용할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혹은 박 시장의 후보 시절 때부터 경쟁 후보들에 의해 줄기차게 제기되어 왔다. 이어 지난 15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정부는 부산시와 ***그룹의 사기를 막아 주세요’라는 청원글까지 올라오는 상황이 벌어졌다.
청원글에 따르면,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요즈마그룹은 2007년 이후 투자활동을 중단한 상태이며 요즈마그룹의 한국법인 격인 요즈마그룹코리아 역시 해당 기업이 지금껏 조성했다고 주장하는 20여 개 펀드를 조성할 법적 자격을 갖추지 못한 기업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주말 동안 1만 1600명이 넘는 이들이 이 글에 동참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요즈마그룹코리아 측은 “요즈마그룹은 2013년을 마지막으로 펀드를 청산하고 직접투자만 진행하고 있다”며 “일부에서 ‘요즈마그룹의 홈페이지가 관리가 되고 있지 않다’며 요즈마그룹의 활동 자체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지만, 해당 홈페이지는 그룹의 공식 사이트가 아닌 오래 전 펀드 계정용 사이트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요즈마그룹코리아는 엑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와 경영참여형 PEF(사모펀드)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펀드를 조성해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그룹은 향후 당사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유통하는 측에 대해 최대한의 법적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같은 논란에 대해, 실현 불가능한 ‘1조 2000억 원’이라는 금액 때문에 생긴 일이라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온다. 부산의 창업투자업계 관계자는 “부산 벤처업계의 역량 등 투자처 매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수도권에서도 불가능한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약속 자체가 문제”라며 “터무니 없는 목표 때문에 운용주체에 대한 자격 논란까지 일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1조 2000억 원이라는 목표는 요즈마그룹의 역량만으로 이루는 것이 아니다”며 “현재 추진 중인 여러 해외 자금 유치 계획이 구체화되는 대로 공개해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종열 기자 bell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