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맨유 팬들, 슈퍼리그에 공분…"FSG·글레이저 아웃"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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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 리버풀 팬들이 사우스햄튼과 정규리그 경기서 응원을 펼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2020년 2월 리버풀 팬들이 사우스햄튼과 정규리그 경기서 응원을 펼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유럽 축구계 '빅클럽'들이 추진하던 유러피언 슈퍼리그(ESL)가 출범을 선언한 가운데, 리버풀 현지 팬들이 구단주를 향해 거센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의 '빅 6'인 아스널, 첼시,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토트넘 홋스퍼와 이탈리아 세리에A의 AC밀란, 인터 밀란, 유벤투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등 12개 구단은 ESL 창설에 동의했다.

그러나 일부 현지 팬들은 슈퍼리그 창설에 결사 반대하는 입장이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ESL에 대해 상위클럽들이 더 많은 돈을 위해 폐쇄적인 경쟁을 펼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팬들은 ESL이 탄생하면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 기존 축구리그에서 느끼던 긴장감과 재미를 느낄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또 자국리그와 중하위권 클럽들을 무시하는 이기적인 처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EPL에서 슈퍼리그 창설을 주도해온 리버풀과 맨유의 현지 팬들은 구단주에게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리버풀 팬들은 트위터 등 SNS에서 존 헨리 구단주를 겨냥해 "리버풀의 수치다" "리버풀 풋볼 클럽: 샹클리가 세우고 양키가 파괴하다" "실망스럽고 역겹다" 등 비판을 쏟아냈다. 또 "FSG 아웃"이라는 해시태그가 수천회 이상 리트윗 되는 등 구단주 측을 향한 반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FSG와 글레이저 퇴출을 요구하는 리버풀과 맨유 팬들의 글. 트위터 캡처 FSG와 글레이저 퇴출을 요구하는 리버풀과 맨유 팬들의 글. 트위터 캡처

리버풀의 레전드 제이미 캐러거 역시 "나는 리버풀이 뻔뻔하게 슈퍼리그로 이탈하는 것이 뼈아프다"며 "팬들은 우리 클럽 시스템의 원칙들을 송두리째 위험에 빠트리는 이 계획을 그저 용납하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슈퍼리그에 대한 클롭 감독의 비판도 재조명되고 있다. 클롭은 2019년 독일 키커와 인터뷰에서 "나에게는 챔피언스리그가 슈퍼리그"라며 "10년 연속 리버풀과 레알이 만나는 시스템을 왜 만들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걸 누가 매년 보고 싶어 하겠는가"라고 지적한 바 있다.

맨유 팬들 역시 이날 "글레이저 아웃" 등 해시태그로 반발에 나서며 "맨유를 그만 망쳐놔라" "그 어느 때보다 글레이저 아웃" "축구 역사상 가장 큰 기생충" 등 비난을 이어갔다.

맨유 레전드 게리 네빌은 "슈퍼리그를 멈춰라"라며 "맨유를 포함한 EPL 6개 팀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맨유와 리버풀에 가장 역겨움을 느낀다"고 일갈했다.


조엘 글레이저(오른쪽)와 아브람 글레이저(가운데).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조엘 글레이저(오른쪽)와 아브람 글레이저(가운데).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한편 ESL 창설에 합류한 12개 구단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팬데믹은 유럽 축구의 이익을 지키고 가치를 강화하기 위해 전략적 비전과 지속가능한 상업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걸 보여줬다"며 "새로운 주중 대회인 슈퍼리그 창설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새 대회의 연대지급액(solidarity payments)은 현재 유럽 대항전을 통해 얻는 금액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다. 초기에 100억유로(약 13조36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또 창립 구단들에는 인프라 투자와 코로나19 피해 극복을 위해 35억유로(약 4조6782억원)가 주어진다"고 밝혔다.

ESL은 UEFA가 주관하는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등이 아닌 별도의 유럽 대항전 리그를 만드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예상 상금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더선'에 따르면 미국 JP모건이 ESL에 46억파운드(약 7조1185억원)를 투자하는데, 창립 구단들은 매해 모든 경기에서 패하더라도 1억3000만파운드(약 2011억원)를 받을 수 있다. 우승 팀에는 2억1200만파운드(약 3282억원)가 추가된다.


스위스 니옹의 UEFA 본부. EPA연합뉴스 스위스 니옹의 UEFA 본부. EPA연합뉴스

이는 2019-202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의 우승상금 1900만유로(약 254억원)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각종 경기 수당 등을 합치더라도 8200만유로(약 1096억원) 수준으로 ESL 예상 상금에 못 미친다.

그러나 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축구연맹(UEFA), 각국 축구협회, 정규리그 사무국 등은 엄중 경고와 함께 강력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UEFA는 잉글랜드·스페인·이탈리아 축구협회와 EPL·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이탈리아 세리에A 사무국과 공동 성명을 내고 "(슈퍼리그)는 일부 구단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진행하는 프로젝트"라며 "대회가 창설된다면 우리는 이를 막기 위해 연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들은 "이 사태를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고려할 것이다. 축구는 개방된 경쟁을 기반으로 한다. 다른 방법은 있을 수 없다"면서 "FIFA와 6개 대륙연맹이 발표했듯, 슈퍼리그에 참가하는 구단들은 국내외 리그나 국제대회 참가가 금지될 수 있다. 또 해당 구단에 속한 선수들은 자국 국가대표팀에서도 뛸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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