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골수종’ 재발 잦아 생존율 낮지만 ‘새 치료제’ 속속 등장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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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발골수종’ 완치 가능한가

다발골수종은 65세 이상 환자에서 주로 발생해 ‘노인 혈액암’으로 알려진 희소 질환이다. 좋은강안병원 주영돈 부원장이 환자와 상담하는 모습. 작은 사진은 소변이나 혈청을 통해 다발골수종을 진단하는 전기영동검사 장면. 좋은강안병원 제공 다발골수종은 65세 이상 환자에서 주로 발생해 ‘노인 혈액암’으로 알려진 희소 질환이다. 좋은강안병원 주영돈 부원장이 환자와 상담하는 모습. 작은 사진은 소변이나 혈청을 통해 다발골수종을 진단하는 전기영동검사 장면. 좋은강안병원 제공

다발골수종은 65세 이상 환자에서 주로 발생해 ‘노인 혈액암’으로 알려져 있다. 심평원 자료에 의하면 다발골수종은 2019년 한해에 8056명이 발병해 9년 전에 비해 2.3배 증가했다. 발생 환자가 증가한 이유는 인구 고령화가 주된 이유다. 실제 발생 연령을 보면 평균연령은 67세이고, 50대 이상 80%이고 이중 70대 이상 고령 환자가 30%를 차지한다.


환자 증가 추세, ‘노인 혈액암’ 불려

허리 통증·고칼슘혈증·빈혈 등 증상

초기 치료 중요, 재발 늦추는 게 관건

차세대 치료제, 높은 가격이 큰 부담


■한밤중에 찾아오는 허리통증

다발골수종은 백혈구 일종인 형질세포에 생기는 혈액암이다. 골수에서 면역항체를 생산하는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분화 증식하면서 암이 발생한다.

임상적으로는 허리 통증이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가만히 있으면 통증이 소실되고, 움직이면 다시 통증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주로 밤에 잠을 자다가 몸을 뒤척이면 통증이 심해진다.

아픈 부위가 이동하는데 운동을 하다가 발견하기도 한다. 노년층에서 골프 스윙을 하다 허리 통증이 발생하여 우연하게 진단되는 사례도 있다. 처음에 허리 통증이 생기면 대부분 척추센터 또는 통증클리닉을 찾아서 증상 완화 치료를 받는다. 그러나 한참 시간이 지나도 낫지 않다가 뒤늦게 골수종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있다.

그외 관련 증상으로는 고칼슘혈증, 신부전, 빈혈 등이 대표적이다. 고칼슘혈증은 칼슘 수치가 높아지면서 심각한 탈수와 피로감을 느끼고, 콩팥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신부전도 다발골수종의 흔한 합병증이다.


■재발 잦고 생존율 낮은 질환

다발골수종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 정기검진 등 혈액검사를 통해서 질환을 발견하는 경우가 흔하다. 조직검사를 통해 종양에 위치한 암세포를 채취할 수 있다.

골수검사는 진단을 위해 엉덩이뼈 안쪽 부드러운 골수와 함께 단단한 뼈 조직을 채취하는 방법이다. 골수검사를 통해 비정상적인 형질세포가 10% 이상 증가해 있고, 혈청 혹은 소변에서 발견된 단백들을 분리하는 전기영동검사에서 M-단백이 검출되면 확진한다.

다발골수종은 재발을 잘해서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다. 5년 생존율 33%, 10년 생존율 19%로 다른 암종에 비해 생존율이 낮다.

치료약제는 조혈모세포이식 가능 유무에 따라서 구분이 된다.

70세 미만이면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을 고려한 치료 약제를 선택한다. 미리 준비해 둔 환자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하거나 기증자로부터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이식 받을 수도 있다.

70세 이상이거나 질환이 있어 몸상태가 좋지 못하면 조혈모세포 이식이 어렵다. 치료 약제는 면역조절제와 단백분해효소억제제가 있는데 최근에는 면역치료제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다발 골수종이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치료를 해도 쉽게 재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기 치료단계에서 치료효과를 최대한 높이고, 이를 장기간 유지해 재발까지 시간을 늦추는게 중요하다.

좋은강안병원 암센터 혈액종양내과 주영돈 부원장은 “4차 이상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평균 기대 수명은 1년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재발한 환자 즉 1차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법 개발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발한 환자가 2차 치료를 할 땐 면역조절제인 레날리도마이드와 면역치료제인 다라투무맙을 병용하는 요법이 가장 효과가 좋다. 향후 1차 치료 후 재발한 환자에서 우선적으로 추천될 치료법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키프롤리스(성분명 카르필조밉)가 2018년 2월부터 보험급여가 적용돼 사용 가능한 2차 약제이다.


■완치 불가능? 관리 가능한 질환?

‘다발골수종은 완치가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아직은 할 수 없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완치가 불가능했지만 최근들어 빠른 속도로 새로운 치료제가 속속 나오고 있어 아주 희망적이다.

대표적인 신약들은 차세대 표적치료제인 프로테아좀 억제제, HDAC 억제제, 암면역치료제 등이다. 임상연구 결과가 현재까지 매우 고무적이다. 최근 개발된 카티(CAR-T) 세포치료제를 이용한 연구에서 4차 이상 치료에 실패한 환자가 3년 정도 기대수명이 연장되는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과거에는 다발골수종 진단후 기대여명이 2.5년 정도에 불과했다. 고위험군에 해당되는 환자들의 생존기간은 짧지만 10년 이상 재발하지 않고 거의 완치되는 환자 비율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다발골수종을 가까운 시간 내에 ‘관리 가능한 질환’으로 분류하고 있다.

문제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로 치료환경이 좋아지고 있지만 높은 치료비가 환자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카티 세포치료제는 치료비가 3억~5억 원에 이른다. 고가다.

국립암센터 2016년 암통계 현황을 보면 다발골수종은 환자 1인당 사회경제적 부담이 높은 상위 암으로 분류된다. 즉 환자가 스스로 감당해야 할 치료비용 부담이 높아서 새로운 치료신약을 사용하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혈액암은 흔하지 않고 환자들의 질병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서 의료진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인터넷 등에서 얻어지는 정보는 부정적인 내용들이 많아서 환자들이 치료를 회피하거나 비전문적인 치료를 받기도 한다.

좋은강안병원 암센터 혈액종양내과 주영돈 부원장은 “다발골수종은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삶의 질을 개선시키고 완치도 가능하기 때문에 절대로 치료를 포기하지 말고 의료진과 긴밀하게 상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주 과장은 부산일보가 2006년 실시한 ‘베스트닥터 in 부산’ 설문조사에서 혈액종양내과 파트 베스트닥터에 선정된 바 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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