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민주당, ‘가덕 전도사’ 송영길 지지 굳히나
‘송영길 보은론(報恩論).’
부산 여권에서 5·2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도전에 나선 송영길 의원을 지지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오랫동안 “동남권 신공항 입지로 가덕도가 가장 적합하다”고 주장해 중앙 무대에서 가덕신공항 전도사로 불린 송 의원을 선택해야 한다는 당위론이 퍼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부산시장 보선 패배 이후 현안을 끌어갈 동력이 상실된 지역 민주당 입장에서 송 의원이 당권을 잡아야 ‘예타(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등으로 가덕신공항 건설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도 읽힌다.
3파전으로 후끈 달아오른 당권레이스
“송이 돼야 부산 현안 가속도 붙을 것”
원외 좌장 류영진도 공개 지지 표명
市 관계자 “가덕 특별법 통과 최대 공로자”
민주당 류영진 부산진을 지역위원장은 26일 “부산이 송 의원에게 빚을 갚아야 한다”고 사실상 공식 지지를 선언했다. 원외 부산 민주당 ‘좌장’으로 문재인 정부 초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지내 친문 핵심 인사로 꼽히는 류 위원장이 상대적으로 계파 색채가 옅은 송 의원에게 공개적으로 힘을 싣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류 위원장은 “민주당에 친문이 아닌 사람이 누가 있나. PK(부산·울산·경남)에 애정과 관심을 가진 송 의원을 지지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주변에 지지하는 목소리가 정말 많다”고 했다.
다른 지역위원장은 이날 “친문이 뭐냐, 문재인 정부의 철학을 실천하는 사람 아니냐”며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핵심 의제를 위해 가덕신공항에 투신한 수도권 의원이 송영길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친문 성지에 가까운 부산 여권에서 (친문 주류로 분류되는)홍영표 후보에게 쏠리지 않는 이유를 봐야 한다”며 “송 의원의 진정성을 지역에서 다 알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지역위원장 역시 “보은이라는 표현이 좀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송 의원을 밀어 주자는 정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송 의원은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인천에서 민선시장을 지낸 5선 국회의원임에도 인천공항 단일 허브가 아닌 균형발전을 위한 물류 다극 체제가 필요하다며 가덕신공항 특별법 통과에 크게 이바지했다. 가덕신공항 추진 실무에 깊숙이 관여한 부산시 관계자가 “특별법 통과로 가덕신공항을 불가역 국책사업으로 만든 최대 공로자를 국회에서 뽑으라면, 송 의원을 반드시 1번으로 꼽아야 한다”고 할 정도다. 이 관계자는 “송 의원은 필요한 자료를 시에 요청해 공부하고, 항공기 조종사를 만나 김해신공항 확장안의 문제점을 찾았다”며 “송 의원이 부산 출신인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열심히 도왔다”고 전했다. 부산시가 지난해 말 송 의원을 ‘부산광역시 명예시민’으로 위촉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가덕신공항 건설을 염원하는 지역 시민단체들이 최근 송 의원을 지지하는 공식 기자회견을 진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부산 여권 지지가 송 의원의 당대표 경선 승리로 자연스레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당원들의 고른 지지를 받는 송 의원이 다소 앞서 있는 판세지만, 당권 경쟁이 막판에 이르면서 상대 후보에 대한 견제와 비판이 강해져 뚜껑을 열어 봐야 한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송 의원과 홍영표·우원식 의원은 26일 강원도 춘천과 서울에서 이어진 경선 전 마지막 합동 연설회에서도 신경전을 벌이며 물고 물리는 삼각 난타전을 벌였다.
한편 이날 합동연설회를 마친 민주당은 28일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당대표 경선 온라인 투표를 시작한다. 최종 결과는 전당대회 당일 발표한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