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지역구부터…” 4차 혼잡도로 지정 ‘치열한 신경전’
국토교통부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의 ‘제4차 대도시권 교통혼잡도로 개선계획’(4차 혼잡도로) 발표를 앞두고 부산 여야 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 내 터널 건설 사업을 집어넣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지역 별로 사업 수를 안배하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선점하기 위한 의원 간 물밑 신경전도 치열하다.
“지역별 안배, 우선순위 밀릴라”
해당지역 의원들 지정 총력전
연제 이주환, 황령3터널에 사활
사하 최인호, 대티터널 등 공들여
28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대티·승학·반송·황령3터널 등 총 4개 사업을 다음 달 말 발표 예정인 4차 혼잡도로에 포함시키겠다는 목표다. 부산의 경우 2011년 2차 계획 땐 2개 사업이, 2016년 3차 계획에는 4개 사업이 반영된 바 있다.
혼잡도로로 지정되면 설계비 100%와 공사비 50%(보상비는 100% 지자체 부담)를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수천억 원이 소요되는 도로와 터널 건설 사업이 사실상 확정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일단 국민의힘 이주환(연제) 의원의 표정이 밝다. 국토부가 총 사업비 3250억 원, 왕복 4차로에 길이 1.8km에 달하는 황령3터널을 자체 발굴 사업으로 계획안 초안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황령3터널은 이 의원의 21대 총선 1호 공약이다. 각 지역의 빗발치는 민원을 받는 국토부가 시의 공식적인 요청이 아닌 사업을 계획안에 포함한 건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 의원의 고교 선배인 국민의힘 국토교통위 간사인 이헌승(부산진을) 의원이 도움을 준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주환 의원은 “지난해부터 손명수 국토부 2차관과 지종철 대도시권광역교통위 국장 등을 상대로 혼잡도로 반영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며 그동안 적잖은 숨은 노력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사하갑) 의원이 20대 국회 입성 당시부터 강하게 추진해 온 제2대티터널도 혼잡도로 지정을 기다리고 있다. 최 의원은 지난해 당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물론 올 초에는 변창흠 장관, 지난달에는 황성규 제2차관과 간담회를 열고 지속적으로 혼잡도로에 반영할 것을 촉구해 왔다. 제2대티터널 사업은 총 사업비 2204억 원으로 길이 2.6km다. 최 의원이 함께 챙겨 온 승학터널도 혼잡도로 지정을 대기 중이다. 승학터널 사업비는 5991억 원이지만, 민간투자 비용이 약 4500억 원으로 국비 지원 규모가 크지 않아 상대적으로 기획재정부와 국토위의 부담이 덜한 편이다.
관건은 총 사업비 5838억 원에 금정구 회동동~해운대구 송정동 구간을 연결하는 9.2km 길이의 반송터널이다.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이케아, 롯데아울렛, 아난티힐튼 등 각종 관광·쇼핑 공간이 몰리면서 주말이면 기장군 일대는 교통대란이 벌어지고 있지만 현행 지침상 주중 수요만을 반영하고 있어 사업성이 낮게 검토돼 왔다. 이에 국민의힘 정동만(기장) 의원은 지난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기주 국토부 대도시광역교통위원장으로부터 “현재 지침은 주중 수요가 바탕인데 향후 주말 교통 수요를 반영해 경제성을 도출하는 과정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는 답변을 이끌어내며 ‘불씨’를 살렸다. 정 의원은 28일 와의 통화에서 “기장군의 교통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노형욱 국토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도 집중적으로 질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부산 정치권 관계자는 “주민들의 눈에 확 띄는 지역구 내 대형 SOC 사업 유치는 차기 총선에서 의정 활동의 치적으로 내세우기 가장 좋다”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