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가수에서 교수로, 강의실에서 노래하는 스윗소로우 김영우 씨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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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예대 출강하는 스윗소로우 김영우 가수. 정종회 기자 jjh@ 부산예대 출강하는 스윗소로우 김영우 가수. 정종회 기자 jjh@


한때 가요계를 휩쓸던 한 가수가 2017년 대학교 강단에 섰다. 수천 명이 운집한 콘서트부터 연말 가요제까지 숱하게 큰 무대를 섰던 ‘베테랑’이었지만 강의는 또 다른 영역이었다. 그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렸다.


남성 3인조 ‘스윗소로우’ 보컬 출신

한양대·부산예대 실용음악과 강의

학점평가보다 함께 배운다는 마음 앞서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무대에 그렇게 서 봤는데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엄청 긴장했다”며 “‘어떻게 강의하나 보자’하는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는 학생들도 있었고 수업 내내 스마트폰만 응시하던 학생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2017년 목소리까지 떨면서 첫 대학 강연에 나섰던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 ‘좋겠다’ 등의 곡으로 잘 알려진 남성 3인조 그룹 스윗소로우의 보컬 김영우(43) 씨다. 2005년 데뷔한 그는 10년 가까이 가요계 최정상에서 활동했다. 발매한 음반만 22장.

하지만 2017년 팀이 휴식기를 가지게 됐고 김 씨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한양대 실용음악과에서 처음 강의를 시작한 뒤 2019년 9월 고향 부산에서 부산예대 실용음악과 교수로 학생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한 달에 두 번,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김 씨는 60명의 학생들과 함께 노래한다.

김 씨는 “2주에 한 번씩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강의한다는 것이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져 거절하기도 했다”며 “지금은 학생들을 가르친다기보다는 그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배운다는 느낌이 더 많이 든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보기 힘든 현직 가수가 강의하자 처음에 학생들은 호기심으로 강의를 수강했다. 학생들은 김 씨에게 쉽사리 마음을 열지 않았다. 김 씨는 기존의 딱딱한 강의 대신 ‘노래를 불러보자’며 학생들을 위한 무대를 마련했다.

김 씨는 “조그마한 강의실에서도 학생들은 덜덜 떨었다”며 “학점을 주기 위한 평가보다는 자유롭게 같이 놀아보자는 마음으로 다가가니 학생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2주에 한 번 만나는 김 씨에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노래 상담뿐 아니라 인생 상담도 청해온다. 노래에 자신감을 잃은 학생부터 진로를 바꾸고 싶은 학생 등 학생들 저마다 깊은 고민의 해답을 묻는다.

김 씨는 “인생을 조금 더 살아본 선배로서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노래도, 인생도 자신의 톤이 있으면 언젠가는 빛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며 그들을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교수 5년 차에 접어든 김 씨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싶을까. 김 씨는 “대학생 때를 돌이켜보면 막상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나 강의는 많지 않았던 것 같다”며 “학생들에게 그냥 괜찮은 어른, 좋은 기억을 남겨준 선배로 기억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사진=정종회 기자 jjh@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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