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발언' 정용진, 신동빈 이어 히어로즈 '이장석 전 대표' 겨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인천 SSG 랜더스와 부산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관중석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신세계그룹이 SK 와이번스에 앞서 인수를 타진했다고 알려졌던 프로야구 구단이 팬들의 예측대로 '서울 히어로즈'였던 걸로 드러나고 있다.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7일 밤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SNS) '클럽하우스'에 등장해 야구팬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일화를 전했다. 28일 야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롯데 자이언츠 팬들이 개설한 방에 초대된 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잠실구장 방문을 '자신의 도발 때문'이라 해석한 것을 비롯해 '롯데 자이언츠 외에 라이벌로 생각하는 구단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키움 히어로즈라고 답해 관심을 모았다.
수십억원대 횡령 등의 혐의로 피소된 프로야구 히어로즈의 이장석 대표.
이 대화방에서 정 부회장은 "과거 키움 히어로즈가 넥센 히어로즈일 때 야구단을 인수하고 싶었는데, (히어로즈 측이) 나를 X무시하며 안 팔았다"고 비속어를 섞어가며 불쾌함을 토로했다. 또 정 부회장은 "(히어로즈가) 우리(SSG)에 졌을 때 XXX들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SSG는 지난 23∼25일 키움과의 원정 3연전에서 2승 1패 위닝시리즈를 챙긴 바 있다. 그러면서 정 부회장은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인) 허민과는 친하지만 키움은 발라버리고 싶다"고 했다.
다만, 정 부회장의 히어로즈 구단에 대한 분노 표출 대상은 허민 의장보다는 최근 가석방으로 출소한 이장석 전 대표를 향한 것으로 추정된다. 히어로즈 구단은 '넥센' 이름을 사용하고 있던 2018년 11월 이 전 대표가 KBO로부터 영구 실격을 받은 뒤 그해 12월 허민 의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한 바 있다. 과거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를 창단해 운영했던 허민 의장이 이 과정에서 구단 매각 의사를 타진했으나 히어로즈 구단 수뇌부에서 이를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2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와 LG의 경기. 롯데 구단주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정 부회장은 27일 신동빈 회장이 구단주 취임 후 처음으로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하기 위해 서울 잠실구장을 찾은 것과 관련해서도 '신 회장이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주장과 함께 '유통 라이벌' 롯데를 향한 도발을 이어갔다. 정 부회장은 SSG 랜더스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KBO리그에 뛰어든 뒤 야구단 운영과 신세계그룹의 유통 콘텐츠를 결합하겠면서 롯데를 향해 "그들이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라고 발언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에 대해 롯데 측에서는 지난해 1월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별세 후 신 회장이 자이언츠 구단주가 됐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야구장을 찾지 못하다가 올해 구단주 자격으로 처음 야구장을 방문했다는 설명이다. 또 신 회장은 지난해 4월부터 일본 지바롯데 마린스 구단의 구단주도 맡고 있다. 롯데 측은 2016년 이후 계속되는 검찰 수사와 경영권 분쟁 등으로 야구장 방문이 여의치 않았다면서 정 부회장의 계속되는 공개 도발에 그룹 내부에서도 불쾌해하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