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카드뮴… 섬뜩한 ‘중금속 범벅’ 폐광산, 부산에 더 있다
부산 기장군 철마면 임기납석광산에서 유출된 황철석 등 성분으로 인해 인근 하천 주변이 붉게 산화돼 있다. 남형욱 기자 thoth@
기준치 이상 중금속 검출로 파장이 일었던 부산 금련산 옛 구리광산(부산일보 4월 21일 자 1·6면 보도)에 이어 부산 다른 폐광산들도 중금속에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다수의 폐광산이 주민 피해와 환경 훼손 우려에도 15년째 광해방지사업 없이 방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시 등에 따르면 현재 부산 내 임기납석·일광광산, 사상구 경창광산에서 기준치 이상의 중금속이 검출되고 있다. 지난해 10~12월 부산보건환경연구원이 조사한 ‘2020년 폐광산 주변 환경오염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기장군 철마면 임기납석광산에서는 비소가 최대 163.88mg/kg 검출됐다.
부산보건환경연구원 조사 결과
보도된 금련산 옛 구리광산 외
임기납석·일광·경창 광산서도
기준치 크게 웃도는 납 등 검출
동식물 생육 저해 등 피해 우려
오염구역 복구 ‘광해방지사업’
18곳 중 3곳만… 나머진 ‘방치’
이는 지목상 ‘임야’의 토양오염우려기준(50mg/kg)의 3배를 웃도는 수치다. 사람 건강, 동·식물 생육에 지장을 초래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토양오염대책기준(150mg/kg)도 넘어선다. 더불어 광산 인근 토양과 계곡 유출수도 중금속 오염에 상당히 산성화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창광산에서는 납, 아연, 카드뮴, 비소의 검출량이 대거 기준치를 초과했다. 납은 최대 3528.5mg/kg 나와 토양오염대책기준(1200mg/kg)의 약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갱내수와 인근 하천에서는 아연, 구리, 납이 미량 검출됐다. 일광광산에서는 갱구 주변 토양에서 비소가 토양오염우려기준을 2배를 넘어섰다.
임기납석광산에는 반경 1㎞가량에 수십 채의 민가가 밀집해 있고, 경창광산은 현재 동굴법당으로 쓰여 사람 왕래가 잦다. 두 광산 인근에는 하천이 흐를 뿐 아니라, 농작물 경작도 곳곳에서 이뤄져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더불어 중금속 오염도가 높은 임기납석, 경창광산은 한국광해관리공단이 설립된 2006년 이후 단 한 차례도 광해방지사업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광해방지사업은 폐광에 따른 갱내수 유출, 광물찌꺼기 유실을 막아 오염된 구역을 복구하는 조치다. 광업권자가 없거나 특정되지 않는 경우 공단이 5년마다 실태조사를 벌여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폐광된 18곳 중 일광, 용호, 삼보광산 등 3곳만 광해방지사업이 이뤄져 왔다. 일광광산은 15년간 광해방지사업이 28번 진행돼 현재 토양, 유출수의 중금속 농도가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임기납석, 경창광산은 매년 부산보건환경연구원 조사에서 중금속 오염도가 큰 폐광산으로 지적돼 왔음에도, 사실상 아무런 대책 마련 없이 방치돼 온 셈이다.
부산시 맑은물정책과 관계자는 “오래전 시 차원에서 사방댐 구축이나 나무 심기 등으로 유출수 정화를 한 적 있었지만, 기록은 찾을 수는 없는 상태”라며 “매년 오염 실태조사를 벌인 뒤 결과를 광해관리공단 측에 전달하고 광해방지사업을 요청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공단은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 오염 폐광산 전체를 관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공단 관계자는 “매년 지원 받는 예산이 600억~800억 원으로 넉넉지 않기 때문에 전국 폐광산을 대상으로 광해방지사업을 벌일 수는 없다”면서 “일단 지자체에서 사업 요청이 온 폐광산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사업 대상 후보지에 올려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훈·남형욱 기자 lee88@busan.com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