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가덕신공항 여전히 부정적?
“가덕신공항 찬성하세요, 반대하세요?”(국민의힘 이양수 의원)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의 가덕신공항 조기 착공에 대한 다소 모호한 입장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거듭 확인됐다. 김 후보자가 총리직에 오를 경우 2029년 12월 개항을 위해 지역 정치권에서 가덕신공항에 대한 그의 능동적인 태도를 요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부겸, 찬반 입장 질문에
“국회가 법 만들었으니까…”
소극적 원론적 답변 그쳐
김 후보자는 지난 7일 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이양수(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 의원의 가덕신공항 찬반 입장을 묻는 질의에 “가덕도만 고집한다면 이 지역(영남)이 모두 함께 살 수 있는 길을 포기하는 것이냐(고 당시 생각)해서 (가덕신공항 반대 입장을)계속해 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법을 만들어주셨으니깐 이제는(법대로 추진하면 될 것이다)”이라고 했다. 특별법에 따르겠지만, 개인적으론 신공항에 부정적인 입장이 여전하다는 의미로 비친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 서면 질의 답변에서도 “추후 사전타당성 조사 결과를 토대로 조기 착공 및 예비타당성 조사·환경영향평가 등 사전 행정절차 단축과 조기 착공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원론적인 입장에 머물렀다.
이 의원은 김 후보자가 2014년과 2019년에는 ‘가덕신공항 김부겸이 막겠다. 절대 가능한 사업이 아니다’ ‘신공항 카드를 악용한다면 거센 반발에 직면할 것이다’ 등의 발언으로 강한 반대 입장을 보이다가, 지난해 당대표 선거에 출마해서는 ‘가덕신공항은 성장 동력이 되는 필수 공항’이라고 태도를 달리한 점을 문제 삼아 해당 질의를 했다. 이 의원은 “대구에서 활동할 때는 가덕도는 안 된다고 하시고, 부산에서 표가 필요할 때는 가덕신공항이 필요하다고 하신 것처럼 들린다”고 꼬집었다. 김 후보자는 “예, 예”라고 답한 뒤 말을 이어가려다 시간상 답변을 마쳤다.
대구·경북 출신으로 이 지역에서 정치적 기반을 만들려는 김 후보자의 가덕신공항 신속 추진 의지에 대한 의문이 없지 않은 상황을 고려하면 청문회에서 더욱 진일보한 태도를 끌어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히 청문특위 위원장이 부산진갑 서병수 의원이었고, 더불어민주당 박재호(남을)·국민의힘 김도읍(북강서을) 의원이 특위 위원으로 나선 터라 지역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환경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더 그렇다. 민주당 관계자는 “원내 지도부에서 지역 현안은 청문회에서 자제하자는 얘기가 있었다”고 했고,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후보자의 자질 문제를 제기하는 데 시간을 쓸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청문회를 마친 김 후보자에 대한 여야의 평가는 갈렸다. 민주당은 총리직 수행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지만, 국민의힘은 부정적인 의견 속에 10일 비대위 회의를 거친 뒤 김 후보자 적격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총리 후보자는 청문보고서가 채택되더라도 국회 본회의 표결을 통해 임명동의안이 가결돼야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민지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