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저녁 9시에 문 닫나” 與 ‘지역 여성위원장’ 식당 갑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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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지역위원회 한 간부가 식당에서 영업 종료를 알려주는 직원에게 폭언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간부는 직원과 다투면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직함이 적힌 명함까지 내보이며 고성을 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부산 북강서갑지역위원회 A 여성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오후 7시께 일행과 함께 경남 김해의 한 한정식 전문점을 찾았다. A 위원장 일행은 음주를 겸해 식사를 했다.

지난달 김해 ‘거리 두기 2단계’
“영업 종료 시간” 알리자 ‘발끈’
명함 내보이며 종업원에 고성
다음 날도 찾아와 또 언성 높여
“쌍방 간에 오해 있었다” 해명

이 식당의 영업시간은 오후 9시까지였다. 식당 직원 B 씨는 음식을 제공하며 A 위원장 일행에게 영업 종료 시각을 알렸다. B 씨는 종료 10분 전인 오후 8시 50분께 다시 한번 영업 종료 사실을 통지했다.

B 씨 등에 따르면 A 위원장은 “김해시 영업제한 시간이 오후 10시까지인데 왜 9시에 문을 닫냐”고 따졌다. B 씨는 “김해는 오후 10시까지이지만, 우리 식당은 오후 9시까지다”고 거듭 설명했지만 A 위원장은 언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김해시는 지난달 27일 0시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가 1.5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되면서 식당 영업이 오후 10시까지로 제한되는 것은 맞지만, 이 식당의 경우 그보다 이른 오후 9시까지만 영업을 하고 있었다.

식당 관리 책임자인 C 씨까지 나서자 다툼은 더 심해졌다. 이번에는 아예 민주당 지역위원회 소속이 명시된 명함을 들이밀며 언성을 높였다는 게 식당 측 전언이다. C 씨는 “정치 쪽 일을 하시는 분이 이렇게 하시면 어떻게 하느냐”고 항변하자 A 위원장은 “김해시를 통해서 식당에 감사를 나오게 하겠다”며 으름장까지 놓았다는 것이다.

분개한 C 씨는 민주당 북강서갑 지역위원회와 접촉해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지역위원회 측은 “당사자가 정식으로 사과하게 시키겠다”고 알려 왔다고 식당 측은 밝혔다.

그러나 북강서갑 지역위원회의 말과 달리 다음 날 돌아온 것은 사과가 아니라 항의였다. 식당을 다시 찾아온 A 위원장은 사과는커녕 “어떻게 내 이름을 알고 당에 연락했느냐” “당에 연락해 해결이 잘됐다고 전해라”고 다시 언성을 높이고 자리를 떴다.

A 위원장에게 갑질을 당했다는 직원 B 씨는 억울한 마음에 수면 장애까지 왔다며 정신적 피해를 호소한다. B 씨는 “서비스업 특성상 항상 손님에게 친절하게 얘기하지만, 직원을 하대하는 A 위원장의 행동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자리에 함께했던 식당 책임자 C 씨도 적지 않은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고 했다. C 씨는 “매장에서 큰소리가 나서 달려가 보니 명함을 들이밀면서 ‘내가 이런 사람이다’며 여직원을 다그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대리기사가 와서 돌아갈 때까지 김해시에 압력을 넣어 감사를 넣도록 만들겠다면서 오랫동안 고성을 지속했다”고 밝혔다. 사건 다음 날에도 사과는커녕 오히려 협박하는 모습에 당황스러웠다고 C 씨는 밝혔다.

이에 대해 A 위원장은 식당에서 목소리를 높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쌍방 간에 오해가 있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A 씨는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조치로 김해시가 정한 영업종료 시간은 오후 10시인데, 식당 직원이 오후 9시까지라고 알려줘 언성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직원이 손님을 술주정뱅이로 취급하고, 자신이 김해의 한 국회의원을 안다고 해 명함을 꺼냈을 뿐”이라며 “김해시 감사는 언급한 적도 없고, 영업시간을 놓고 왜 이 식당은 김해시가 정한 영업제한 시간과 다르냐는 취지로 이야기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현·손혜림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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