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일의 디지털 광장] 친절한 부산닷컴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디지털 에디터

신문은 정보와 지식의 1차 생산기지로서 모든 뉴스 콘텐츠와 공적 담론의 원형을 생산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뉴스와 담론도 1차 생산자는 신문이다. 한국신문협회 분석 결과, 네이버와 카카오 양대 검색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뉴스 콘텐츠의 80% 이상이 종이 신문(신문사 닷컴 포함)에서 생산된 것이다.

문제는 온라인 뉴스 유통이 언론사 뉴스 사이트가 아닌 외부 플랫폼에 잠식되어 있다는 점이다. 사용자들이 무제한 무료로 제공되는 기사 콘텐츠에 익숙해진 탓에 정작 취재, 보도한 매체의 뉴스 사이트는 외면당하는 구조다. 뉴스 트래픽이 밖으로 빠져나가면서 언론사 홈페이지는 왜소화되는 한편 외부 플랫폼에 대한 종속이 심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포털, SNS 뉴스 유통 잠식한 탓
국내 언론 뉴스 사이트 혁신 더뎌

온라인도 저널리즘 구현되려면
언론사 사이트가 경쟁력 갖춰야

부산닷컴 국내 최초 AI 기술 도입
사용자 맞춤형 뉴스 추천 시작
검색도 포털 수준 고품질 개발 중


네이버, 카카오,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등 거대 플랫폼은 뉴스나 시사 정보를 제공할 때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분석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의 콘텐츠 소비 패턴과 기사 간의 유사도를 분석하고 이 둘을 조합해 최적의 관심 콘텐츠를 제공하는 식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9년 알고리즘 추천 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용자 75.8%가 “내가 필요한 정보를 담은 뉴스만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좋다”는 것에 동의했다.

같은 조사에서 뉴스 이용 경로를 ‘정문’(언론사 홈페이지)과 ‘옆문’(검색 서비스, 뉴스 수집 서비스, 소셜 미디어)으로 나누어 비교한 결과, 한국은 ‘정문’을 통해 뉴스를 이용했다는 응답 비율이 46%로 조사국 36개국 중 최하위였다.

뉴스 유통이 외부 플랫폼에 쏠린 결과, 한국에서 ‘정문’과 ‘옆문’의 서비스 질은 양극화됐다. 포털과 소셜 미디어가 고품질로 진화한 반면 뉴스 원천 생산자인 매체의 뉴스 사이트는 제자리걸음이다. 디지털 혁신이 일어날 수 없는 구조에 갇혀 퇴행하는 셈이다.

검색 서비스를 예로 들어 보자. ‘코로나’라는 검색어를 포털과 SNS에 입력하면 검색어를 자동 완성시키거나 확진자, 백신 등의 연결 검색어를 추천해 주고, 오·탈자는 정정하는 편리한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에 비교하면 언론사 뉴스 사이트는 불친절하기 짝이 없다. 검색어를 입력하면 기사 목록을 보여 주기는 하지만 사용자들이 이미 익숙한 자동 완성, 추천 서비스를 편리하게 제공하는 레거시 미디어(전통적인 매체)는 없다. 앞서 지적한 대로 ‘옆문’에만 신경을 쏟고 정작 ‘정문’은 소홀한 탓이다.

디지털 뉴스 유통에서 또 다른 맹점은 언론사가 사용자 정보(user data)를 확보하지 못하는 점이다. 전 세계 언론사들은 독자적으로 사용자 정보를 수집, 분석해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충성 독자 전략을 세우고, 묶음 구독과 유료 서비스를 고민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그 같은 변화에 뒤처지고 있다. 기술과 자금력이 열악한 조건에서 사용자 데이터에 기반한 콘텐츠 추천 서비스를 엄두도 못 내고 있는 것이다.

사용자 정보도 갖지 못한 뉴스 사이트가 어떻게 첨단 인공지능 기술로 무장하고 사용자 행동 패턴을 손바닥처럼 들여다보는 거대 플랫폼들과 경쟁할 수 있겠는가. 한국 언론은 디지털 공론장에서 언제 퇴출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경쟁력을 잃어 가고 있다.

부산일보는 포털 종속을 벗어나기 위해 자체적으로 사용자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뉴스 서비스에서 오디언스 퍼스트(독자 중심주의)를 강화하려는 취지다.

사용자(독자) 중심의 뉴스 서비스를 위해 부산일보의 뉴스 사이트 <부산닷컴(busan.com)> 사용자 분석 시스템과 알고리즘에 기반한 사용자별 맞춤형 기사 추천 시스템을 개발해 지난 4월부터 서비스에 들어갔다. 기사 페이지 곳곳에 개인 맞춤형 추천 기사, 해당 기사와 유사한 기사, 많이 읽힌 기사 등 알고리즘에 따른 추천 목록이 제공된다. 동시에 맞춤형 뉴스레터와 웹 푸시 서비스도 시작했다.

올해는 포털이나 SNS 수준의 검색어 자동 완성과 추천 기능이 추가 개발된다. 나아가 지역 특화 사전을 별도로 구축해서 사투리와 역사적 사건, 인명, 지명을 망라해서 지역 검색어에 관한 한 포털과 SNS조차 따라올 수 없는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처럼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독자에게 친절한 뉴스 사이트로 진화하는 것은 부산닷컴이 국내 레거시 미디어 중 최초이자 유일하다.

신문은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공동체를 통합·유지하는 핵심적 공공재라는 신념은 온라인에서도 구현되어야 한다. 그 첫걸음은 외부 플랫폼 의존 틀을 깨고 나와 도전할 때 시작된다. 그 방향은 독자 눈높이에 맞춘 친절한 뉴스 사이트 부산닷컴이 되는 것이다.

dojun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