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엔트조선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법원 허가만 남아
매각 절차가 진행 중(부산일보 3월 30일 자 2면 등 보도)인 선박수리업체 (주)오리엔트조선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유)우성오션테크 컨소시엄의 선정이 확실시된다. 단, 법정관리 중이기 때문에 법원의 최종 허가 절차가 남아 있다. 최근 본입찰 참가업체 중 한 곳이 법원에 이의 제기를 하면서 법원 허가 절차가 예상보다 길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오리엔트조선측은 우성오션테크 컨소시엄(법인과 개인 7곳 참여)을 기업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주)동남을 예비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지난 7일 법원에 허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개별 컨소시엄과 기업에도 지난 7일 법원 허가를 전제로 선정 결과를 통보했다. 당초 예상대로라면 10일 또는 11일 즈음 법원의 최종 허가 여부가 나와야 하지만, 최근 입찰 참여업체 중 한 곳이 “매각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이 채점하는 과정에서 일부를 누락해 점수가 낮게 나왔다”며 이의 제기를 해 법원 절차가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전서 935억 원 써내며 1등한
우성오션테크 컨소시엄 선정 확실
법원 최종 승인 여부 최대 관심
입찰 참가업체 이의 제기 ‘변수’
다만, 오리엔트조선 관계자는 “심사에서 1등을 한 우성오션테크 컨소시엄과 2등을 한 동남의 점수 차가 워낙 크고, 3등과의 차이도 커서 심사 결과를 뒤바꿀 정도는 아니다”면서 “우성 컨소시엄의 우선협상자 선정이 거의 확실시 된다”고 말했다.
우성오션테크 컨소시엄은 인수전에서 935억 원이라는 금액을 써내 다른 경쟁업체들과의 차이를 크게 벌렸다. 이에 더해 우성오션테크 컨소시엄은 인수 조건으로 향후 5년 간 고용승계와 설·추석 명절, 근로자의 날 상여금 60% 지급도 제시해 다른 부문의 점수도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전에 처음 문을 두드렸던 ㈜우성마린엔지니어링은 영도에서 수리조선업을 하는 기업으로, 이번 컨소시엄의 구성원 중 하나다. 우성오션테크와는 자회사 개념의, 내용적으로는 같은 회사라고 볼 수 있다. 우성의 지분은 3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최종 승인 후 우선협상자가 선정되면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그 때 인수금의 5%를 납입하게 된다. 또 4주간 상세실사를 거친 뒤 최종 인수 금액을 결정하면 그 때 5%를 더 내고 정식 인수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우성 컨소시엄의 인수가 유력해지자 일각에서는 기업이 휘청거릴 정도의 과도한 금액을 써내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컨소시엄 측은 이미 순수예금잔액으로만 500억 원 이상을 확보했다며 인수와 안정적인 경영을 자신하고 있다.
법원의 최종 결정은 이번 주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리엔트조선은 여수해양과 함께 국내 1·2위를 다투는 수리조선 기업이다. 1995년 마린엔지니어링(주)라는 이름으로 수리조선업을 시작해 부산을 대표하는 선박 수리기업으로 거듭났다. 2008년 광양에 조선소를 새로 짓는 등 사업을 확장하려다 유동성 위기를 맞아 2010년 7월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고 2012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오리엔트조선은 국내외 어선이 조업한 후 귀항하는 항로에 위치해 있고 주변에 냉동창고 등 선박 출입 시설이 많아 입지 강점이 있다. 또 부산 수리 조선소 중 유일하게 해상 선박 건조가 가능한 ‘플로팅 독’을 보유하고 있어 매각 과정에서 ‘눈독’을 들이는 곳들이 많았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