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위’ 이광재, 부산서 대권 세몰이 시작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과 민주당 '부산갈매기 의원단'이 17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부산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갖고 있다. 작은 사진은 이광재(가운데) 민주당 의원이 부산 발전 비전을 발표하는 모습. 정대현 기자 jhyun@대권 도전에 나선 ‘원조 친노’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부산에서 수도권 일극 체제에 맞설 부산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지역 기반 다지기에 들어갔다. 지난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당시 부산에 한 달간 상주하며 부산 발전의 밑그림을 그리는 등 지역에 공을 들여온 이 의원은 PK(부산·울산·경남)를 교두보 삼아 본격적인 대권 바람몰이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 의원은 민주당 부산시당 주최로 이날 오후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부산갈매기 의원단’과의 ‘부산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부산 발전 비전’을 발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가균형발전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수도권 일극 체제에서 벗어나 다극 체제로 나아가야 하고, 그 중심에서 부산이 부울경 메가시티를 기반으로 수도권과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대규모 광역 경제권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갈매기의원단과 부산발전 협약식
메가시티 등 부산 미래 비전 발표
이르면 이달 말 출마 선언 앞두고
오래 공들인 부산서 기반 다지기
이 의원은 “항만-공항-철도 트라이포트 구축을 통해 부울경의 신경제엔진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2029년까지 가덕신공항이 완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30 부산엑스포를 개최하면 4조 9000억 원의 직접 투자를 포함해 SOC 등에 많은 투자가 일어나고, 5000만 명의 방문객이 부산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로서는 엑스포 유치에 나설 민간 위원장이 누가 되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인데, 민주당은 정부와 협의해서 유치 위원장을 조속히 확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 부산시장 보선 당시 민주당의 K-뉴딜본부장으로서 경부선 철도 지하화와 미군 55보급창 부지 스포츠 콤플렉스 조성 등 부산 미래 전략이 담긴 공약을 만드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그는 “수도권 GTX 노선의 총 사업비가 13조 225억 원인데 반해, 경부선 지하화 사업비는 1조 5810억 원에 불과하다”면서 “구포~사상~부산진 16.5㎞ 구간의 철로를 지하화하면 철도 부지와 주변 공간까지 21만 평의 도심 공간을 재창조해 부산이 새로 태어날 수 있다”며 당 차원에서 총력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부산과 직간접적 인연이 있는 민주당 의원으로 구성된 부산갈매기 의원단과 민주당 부산시당이 지난 보선 당시 협약했던 부산 발전을 위한 지원과 협력을 재확인하기 위해 마련됐다. 동시에 최근 대선 출마를 시사한 이 의원의 부산 대선 공약 발표회를 방불케 했다. 이날 행사가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열린 것도 이 의원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출마 선언과 함께 본격적인 대권 모드에 들어갈 계획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데다, 부산에 처가를 둬 ‘부산 사위’로 불릴 만큼 부산과 인연이 깊은 이 의원은 여권 내 PK 우군 세력과 지지 기반을 앞세워 당내 경선에서 동남풍을 불러일으키겠다는 복안이다.
부산·경남에서는 박재호 부산시당 위원장과 전재수(북강서갑) 김정호(경남 김해을) 의원이 이 의원 대선 캠프에 합류해 지역 조직 정비와 지지세 확산에 힘을 보탤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론을 꺼낸 이 의원은 이날 행사 전 부산지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서는 분리해서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은 경제적 측면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은 정치적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