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갈등 탓? 조합 사무실에 불 지른 전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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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래구 온천시장재개발조합 전 조합장이 재개발 갈등 끝에 조합 사무실에 불을 질렀다. 이 불로 직원 1명이 화상을 입고 사무실 내부가 전소됐다.

17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29분께 온천동 온천시장재개발조합 사무실에서 불이 나 17분만인 오후 1시 46분께 꺼졌다. 이 불로 직원 1명이 얼굴과 양팔에 2도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온천시장재개발조합서 방화
직원 1명 화상 입고 병원 치료

사무실에 있던 다른 직원 2명도 연기흡입을 하는 등 경상을 입었고, 사무실 내부와 집기 등이 불에 타 500만 원(소방 추산)가량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불은 같은 2층에 위치한 온천4구역주택재개발조합 사무실에까지 옮겨붙어 일부 서류 등이 전소됐다.

경찰은 온천시장재개발조합 전 조합장이자 전 상가 번영회장이었던 A 씨가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방화 직후 도주한 A 씨를 추적하고 있다. 신임 조합장을 뽑기 위한 임원 총회 하루 전날 A 씨는 조합 직원과 몸싸움 끝에 격분해 소주병에 담긴 시너를 뿌리고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가 조합 직원에게 시너로 추정되는 물질을 뿌린 뒤 불을 붙였다는 목격자의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A 씨가 전 조합장을 맡았던 온천시장재개발조합은 2011년 설립됐다. 조합은 2000억 원을 들여 온천시장을 재개발해 34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 2동(온천 더샵 헤리티지)을 짓는 사업을 추진했지만 A 씨가 용역비를 과다하게 책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조합원과 갈등을 빚어왔다.

결국 조합이 새 조합장을 선출하기 위해 임원 총회를 개최하려 하자 불만을 품은 A 씨가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는 게 주변 사무실 직원들의 전언이다. 당시 건물 근처에 있던 한 온천동 주민 최 모 씨는 “지진이 난 줄 착각할 정도로 ‘펑’하는 소리가 크게 났다”면서 “아무리 재개발로 다툼이 있다 하더라도 도심 한가운데 방화를 저지르는 걸 보니 무서웠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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