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공원보다 넓은 ‘해운대수목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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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수목원이 1단계 조성 공사를 끝내고 오는 20일 임시 개방한다. 이곳은 1993년까지 쓰레기매립장으로 쓰였다. 부산시 제공

해운대수목원 일부 구역이 오는 20일부터 임시 개방한다. 이곳은 쓰레기 매립장 부지에 조성한 것으로 사업 시작 10여 년 만에 선을 보이게 됐다.

부산시는 해운대구 석대동 24번지 일대에 조성한 해운대수목원 1단계 구역을 오는 20일부터 임시 개방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해당 구역은 ‘치유의 숲’ 41만 4864㎡와 주차장 655면 등 총 43만 9420㎡이다. 앞으로 개장할 2단계 구역까지 합치면 전체 면적이 62만 8275㎡로 부산시민공원의 약 1.4배에 이른다.

석대동 쓰레기 매립장 10년 공사
43만㎡에 치유 숲·주차장 등 조성
1단계 구역 20일부터 임시 개방
혐오 시설 휴식처 탈바꿈 의미
2025년 총 62만㎡ 규모 완공
예산 확보·교통 체증 해소 과제

해운대수목원은 쓰레기 매립장이라는 혐오 시설을 휴식처로 탈바꿈한 의미를 갖고 있다. 1987년부터 1993년까지 6년 동안 ‘석대 쓰레기 매립장’으로 사용한 이 일대는 악취, 침출수, 유해 가스 등으로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부산시는 2010년 2월 수목원 조성 계획을 수립했고, 2017년 5월 1단계 구역 공사를 마친 상태다.

임시 개방하는 1단계 구역에는 느티나무를 비롯한 634종 나무 약 19만 그루를 심었다. 또 시민들은 당나귀, 양, 염소 등에게 먹이 주기 체험을 할 수 있는 작은 동물원도 만날 수 있다. 부산시는 올해 9월까지 인터넷 예약을 통한 단체 관람만 허용할 계획이다.

평일 낮 시간에는 유치원, 어린이집 아동과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 등을 숲 해설사가 인솔해 안내할 예정이다. 토,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문을 열지 않는다. 관람과 주차는 무료이다. 이준승 부산시 환경정책실장은 “혐오 시설이 휴식처로 바뀐 모습에 시민들이 감동을 느끼도록 하겠다”며 “9월 이후로는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한둘이 아니다. 우선 2025년까지 예정대로 2단계 공사를 마치려면 추가 사업비 291억 원을 마련해야 한다. 이 같은 예산 확대의 주원인으로 토지 보상비 증가가 꼽힌다. 접근성을 높이고, 교통 체증을 해소할 방안도 찾아야 한다. 인근에 버스 정류장이 없는 데다 도시철도 3호선 반여농산물시장역과의 거리가 약 1.5km에 달한다. 2단계 일부 구간을 화물연대가 차고지로 점거하고 있어 교통 혼잡이 가중될 가능성도 있다. 부산시는 버스정류장 설치와 셔틀버스 운행을 논의 중이다.

치유의 숲에 심은 나무 1만 5000그루가 고사한 점과 수목원 시추공에서 여전히 메탄가스가 배출되는 점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우영·안준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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