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넘는 폭리’ 누워서 떡 먹는 부산 민자도로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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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 17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수정터널 톨게이트로 차량들이 진출입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사진은 지난 17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수정터널 톨게이트로 차량들이 진출입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에서 운영 중인 7개 민자 유료도로가 협약 만료 기간까지 운영을 지속할 경우 순수익으로 최소 2조 원 넘게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운영사가 천문학적인 총 순수익을 낸 데는 과도하게 높게 책정된 통행료와 시보조금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일보〉가 7개 유료도로의 과거 운영 내역을 기반으로 손익을 추산한 결과 △백양터널 △수정터널 △부산항대교 △거가대교 △을숙도대교 △산성터널 △천마산터널의 총 순수익 예상치는 2조 2343억 6000만 원으로 집계된다.


7곳 협약 종료기간 수익 예상치

백양, 자기자본 대비 188배 벌 듯

비싼 통행료·시 보조금 덕분

고금리 대출에도 천문학적 수익

불합리한 협약구조 손질 불가피



거가대교는 7개 민자 유료도로 중 가장 많은 1조 2939억 원의 수익을 내는 것으로 추산됐다. 부산항대교는 4424억 9000만 원의 순수익을 내고 2027년 유료 운영기한이 끝나는 수정터널은 3818억 6000만 원, 2025년까지 백양터널은 1882억 3000만 원의 순익을 남겨 자기자본(10억 원) 대비 188배의 이익을 남기게 된다.

비교적 최근 개통된 산성터널과 천마터널은 각각 442억 8000만 원과 854억 원의 순수익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7개 민자 유료도로 중 유일하게 을숙도대교는 지난해 실제통행량이 예상통행량 대비 49.7%에 불과해 수입 대비 지출이 많았다. 을숙도대교는 이런 추세로 운영을 계속했을 때 2018억 원을 손해 보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운영사가 수천억 원에 달하는 건설비를 고금리로 차입한 상황에서 높은 순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은 운영사에 유리하게 설계된 실시협약 때문으로 분석한다. 부산시가 도로 건설에 목을 매면서 통행료와 보조금 지급을 과도하게 보장했다는 것이다.

7개 유료도로 운영사들은 건설비 대비 자기자본금 비율이 낮아 10% 안팎의 고금리로 자금을 조달했다. 운영사들은 대출 상환과 적정 이익을 빌미로 부산시와 협상 과정에서 높은 통행료 혹은 보조금 지급을 요구해 고수익을 보장받았다.

이런 과정을 거쳐 유료도로 운영사들이 원리금과 운영비를 빼고도 큰 이익을 남기는 불합리한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는 높은 통행료와 보조금 지급을 불가피하게 만들어 시민 부담을 초래했다.

실제, 운영사들은 협약 당시 예상통행량보다 실제통행량이 평균 74.9%에 그치는 상황에서조차 불합리한 협약 구조를 디딤돌 삼아 큰 폭의 흑자를 유지해 왔다. 부산시가 도로 건설 필요성을 높이기 위해 예상통행량을 높게 설정했고, 운영사는 높은 수익률을 보장받는 일종의 밀약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낮은 자본금의 민간투자를 허용한 점, 고금리 구조 속에서 운영 수입을 높게 보장해 준 점 등 협약서상의 ‘병폐’가 많고 향후 운영기한이 최대 29년까지 남은 만큼 재협상 수준의 협약서 손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준용·손혜림 기자 jundragon@busan.com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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