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민 父 늦은 후회 "이사오지 말 걸, 카이스트 다니게 할 걸"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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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손정민 씨 아버지 손현 씨 블로그 고(故) 손정민 씨 아버지 손현 씨 블로그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고(故) 손정민 씨의 아버지 손현 씨가 또하나의 글을 올리며 회한에 잠겼다.

손현 씨는 23일 오전 자신의 블로그에 '친구들의 인사'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제 실종 기준 한 달이 다 되어갑니다"라며 "한밤중에 코앞의 장소로 나간 아들은 지금이라도 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은데 이제 웃는 얼굴을 볼 수가 없네요"라고 적었다.

'왜?'라는 질문이 매시간 끊이질 않는다는 손씨는 "이사오지 말걸, 밤에 내보내지 말걸, 원래 학교를 다니게 할 걸, 밤에 한 번만 더 연락해 볼 걸 하는 무한의 후회가 우리 부부를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정민 씨는 카이스트에 합격했지만 의대를 포기할 수 없어 다시 서울 사립대 의대에 진학했다. 또 정민 씨의 어머니는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고등학교 때 학원 라이드 시간을 줄이려고 대치동으로 이사갔다가 다시 돌아왔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속절없이 시간은 흘러가고 의혹보다 소득 없는 진행은 우리를 초조하게 한다"며 "상황은 빨리 모종의 결단을 내리라고 압박하는데 야속하기만 하다"고 애통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마지막으로 "오늘은 정민이 친구들의 마지막 대화 내용입니다. 이렇게 좋은 친구들이 많은데 너무 아쉽네요"라며 정민 씨의 친구들이 보낸 메시지들을 공개했다.

손현 씨가 공개한 아들 정민 씨의 친구들이 보낸 메시지들. 손현 씨가 공개한 아들 정민 씨의 친구들이 보낸 메시지들.
정민 씨가 후배와 주고받은 문자 정민 씨가 후배와 주고받은 문자

정민 씨는 친구 A씨와 만나기 한시간 여 전인 24일 밤 9시28분쯤에도 문자를 보내며 살뜰하게 후배를 챙겼다. 정민 씨가 "너 오토바이 타다가 다쳐서 병원생활한다고 들었다. 얼른 나아서 보자"며 따뜻한 위로의 문자를 보내자 후배는 25일 새벽 0시55분 "감사합니다, 얼른 회복해서 뵙겠다"며 답장을 보냈다. 이후 정민 씨는 17분 뒤인 1시12분 "그래~"라고 답했다.

정민 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께부터 이튿날 새벽 2시께까지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탑승장 인근에서 친구 A씨와 술을 마시고 잠이 들었다가 실종됐다. 그는 닷새 뒤인 30일 실종 현장에서 멀지 않은 한강 수중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부검 결과 사인은 익사로 추정됐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와 목격자 진술, 손씨 유류품에서 발견된 토양 분석 등을 통해 사망 경위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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