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 문현역, 내년부터 저탄소 지하수 냉각
부산도시철도 2호선 문현역 승강장
내년부터 부산도시철도 2호선 문현역이 지하수로 냉방 시스템을 가동한다.
부산교통공사는 “문현역에서 나오는 지하수를 냉방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사업을 환경부에 제안해 올해 ‘유출 지하수 시범사업 공모전’에 선정됐다”고 25일 밝혔다.
유출 지하수는 도시철도 역사나 터널 등 지하 시설물을 굴착하거나 준공하는 과정에서 뿜어져 나온 지하수를 말한다. 현재 법으로 도시철도 공사를 마친 후에도 지하수가 꾸준히 유출되면 이를 의무적으로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부산도시철도에서는 유출 지하수의 72%를 역사 내 화장실 용수, 터널과 도로 청소용수, 역사 내 냉방 시스템 가동용으로 사용 중이다. 나머지 28%는 수질 개선과 건천화 방지를 위해 도심 하천에 방류해 왔다.
지하수는 계절과 상관없이 수온이 15~20도로 일정하다. 이 때문에 종전부터 하절기 역사 내 기온을 낮추는 냉방에 활용해 왔다. 실제로 부산 도시철도에서도 2010년부터 14개 역사에서 유출 지하수를 냉방에 사용 중이다.
그러나 기존 지하수 냉방은 별도의 설비를 갖추지 못해 냉방 능력에 한계가 있었다. 원하는 수준까지 역사 내 온도를 내리기는 무리였던 것.
이에 따라 부산교통공사는 환경부 공모전에 선정된 문현역에 예산 5억 원을 투입해 수랭식 외부기 등 추가 설비를 내년 초까지 갖추고 본격적인 지하수 냉방 시스템을 운영할 예정이다.
현재 문현역에서 유출되는 지하수는 하루 790t 수준이다. 수랭식 설비를 추가한 냉방 시스템이 이 유출 지하수를 실외기 냉각에 끌어쓰게 된다. 부산교통공사는 내년 여름부터 문현역은 하절기 피크타임 기준으로 기존 냉동기를 운전할 때보다 30% 이상 전기가 절감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종국 부산교통공사 사장은 “공기업은 탄소배출을 줄이는데 솔선수범해야 할 사회적 책임이 있다”며 “그린뉴딜을 통한 탄소중립 및 친환경적인 교통체계 구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