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 대풍=고등어 대풍’ 올해는 맞나
멸치는 먹이사슬에서 플랑크톤 다음이라 멸치의 풍년과 흉년에 따라 고등어 등 2·3차 포식자들의 자원량도 크게 달라진다. 올해 ‘멸치 풍년’이 예상돼 고등어 업계의 기대가 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난해에도 멸치의 자원량은 많았지만 고등어의 양이 많지 않았다며 전체 자원량 자체가 줄어들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멸치 알·새끼 분포 전년보다 늘어
고등어 먹이 풍부해져 기대치 높아
지난해 멸치 많았는데 고등어 흉작
수온 상승으로 자원량 감소 전망도
25일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4월 남해 연안에서 멸치알이 10㎥당 72개체, 자어(仔魚·갓 부화한 물고기) 밀도가 10㎥당 17개체를 기록해 전년 대비 1.6배, 1.9배 늘었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올해는 난류의 유입이 빨라지며 남해 전역에 걸쳐 멸치알과 자어가 고르게 분포됐다”며 “지난 4월 남해 연근해의 표층 수온은 평년 대비 0.1~4.3도가 높았고, 연안 수온도 전년 대비 1도, 평년 대비 1.5~2도 높아져 멸치 산란에 유리한 환경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멸치 풍년’에 예상되자 대형선망업계는 이를 매우 반기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등어의 먹이인 멸치가 많아지면 고등어 풍년도 뒤따라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남해 연안(부산~완도) 멸치알 분포밀도 조사’ 를 진행했는데 멸치알의 분포밀도가 2년 전 같은 기간보다 평균 2.7배 높은 것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멸치 대풍’에 ‘고등어 대풍’도 기대했지만 지난 어기(지난해 7월~올해 4월)동안 고등어의 양은 12만 1820t을 기록했다. 이는 최악이라고 평가받는 바로 전 어기에 잡은 고등어 14만 2425t에 비해서도 2만t 이상 줄어든 양이었다.
지난 어기에는 금어기 1개월, 자율휴어기 2개월로 3개월을 쉬었지만 올해는 금어기 1개월과 자율휴어기 1개월로 2개월을 쉰 뒤 7월부터 조업을 시작한다. 멸치 풍년과 휴어기 축소로 고등어 어획량이 늘 것으로 기대되지만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 관계자는 “수온의 상승 등으로 인해 고등어 등이 연근해로 오지 않으며 고등어의 전체 자원량 자체가 줄어들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남해수산연구소 서영상 자원환경과장은 “멸치알과 자어가 늘어 올해 멸치 어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태풍이나 장마 등 기상변화에 따라 어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알과 자어의 분포밀도 변화를 계속 모니터링하고, 유용한 어황정보를 어입인들에게 제공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