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금융화·세계화 등이 ‘거대한 불평등’ 낳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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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 시대의 자본주의 /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식 시장 경제는 실패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컬럼비아 대학교 석좌 교수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불만 시대의 자본주의>에서 이렇게 주장한다.

저자는 그 이유로 “우리 시대는 너무 많은 이들이 다른 이의 몫을 빼앗음으로써 부를 쌓기 때문이다”라고 꼬집는다. 요컨대, 금융화, 세계화, 기업의 독점화가 거대한 불평등을 낳고 있으며, 금융 산업과 몇몇 기업이 경제 전반을 장악하고 불공정한 규칙을 통해 막대한 부를 쌓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오늘날처럼 불평등의 규모가 컸던 적도 없었다”라고 말한다. 통계도 제시한다. 지난 40년간 미국 하위 90%의 평균 소득은 제자리지만, 상위 1%의 소득은 치솟고 있는 현상, 스무 명 남짓의 부자들이 전 세계 하위 50% 전체의 부와 맞먹는 부를 차지하고 있고(2017년 기준),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세 사람(제프 베조스, 빌 게이츠, 워런 버핏)이 미국 인구 하위 절반보다 더 많은 자산을 가진 것 등이다.

저자는 “이제 기회의 평등이라는 꿈은 미신이 되어 버렸다”고 비꼬듯이 말한다. 이런 불공정과 불만에 응답할 수 없다면, 가난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 애초에 부자 부모 밑에서 태어나는 길밖에 없다면, 이는 크게 잘못된 것이 분명하다. 저자는 정부의 강력한 개입만이 국가의 진정한 부(富)를 늘리고, 오늘날 자본주의가 처한 위기를 풀 수 있다고 말한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지음/박세연 옮김/열린책들/464쪽/2만 3000원.

정달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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