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주호영 단일화 하나
3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 후보자와 지도부가 연단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이 30일 첫 권역별 합동연설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당권레이스에 들어감에 따라 최종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자칭 ‘0선 중진’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압도적인 우세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당권경쟁의 승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들은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후보 간 합종연횡과 당심-민심 동조화 여부, 당협 위원장의 영향력, 차기 대권주자들의 대응, 이 후보의 능력 논란 등이 그것이다.
나·주 후보 상호 보완성 높아
당협 위원장 영향력도 관심사
우선 이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주자들의 단일화 가능성과 파급력이 주목된다. 현재로선 나경원·주호영 후보의 단일화가 핵심이다. 나 후보는 서울·친박(친박근혜)·여성계, 주 후보는 대구·친이(친이명박)·남성을 각각 대표해 상호 보완성이 높다는 평이 있다. 나경원(29%) 주호영(15%) 후보의 1차 경선 득표율을 단순 합산(44%)하면 이준석(41%) 후보보다 조금 높다.
하지만 인위적인 단일화는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지난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때 여실히 입증됐다. <부산일보>/YTN/리얼미터의 2차(1월 31~2월 1일)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박형준 후보와 이언주 후보의 ‘국민의힘 적합도’가 각각 34.2%와 14.2%였다가, 이언주-박민식 후보 단일화 이후인 3차(2월 27~28일) 조사에선 박 후보가 43.8%로 급상승한 반면 이 후보는 되레 12.2%로 떨어졌다.
당협 위원장들의 영향력과 민심-당심 동조화 여부도 관심사이다. 당원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주호영·나경원 후보는 ‘당원 70%와 여론조사 30%’의 룰이 적용되는 본경선에선 자신들이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부산의 모 국회의원도 “이번 주부터는 본격적으로 당원 관리에 들어간다”며 “최종 승부는 1차 경선과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과거 ‘체육관 선거’ 때나 가능한 얘기다. 서울에 대형 체육관을 빌려 현장 투표할 때는 버스 속에서 대의원 관리가 가능했지만 요즘은 코로나19 사태로 당원들도 모바일 투표로 하기 때문에 ‘조직 동원’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부산의 다른 의원은 “최근 들어 당심과 민심이 급속히 동조화 현상을 보인다”며 “일반 여론이 낮은 후보가 당심을 잡기는 힘들다”고 했다.
윤석열·홍준표 등 보수성향 차기 대선주자들의 대응도 무시 못할 관건이다. 그렇지만 이 전 최고위원을 포함한 대부분의 후보가 보수진영 주자들에게 호의적이어서 판세변화에 큰 영향을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회 경험이 전무한 이준석 후보의 당 운영 능력은 계속 논란이 될 전망이다.
권기택 기자 kt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