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후보 한계 뚜렷… 조경태만 ‘턱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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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전략 부재 속 이변 없어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1차 관문인 지난 28일 예비경선 결과, 부산·울산·경남(PK) 출신 후보들의 한계가 뚜렷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비경선 직후 당 관계자 등을 통해 언론에 알려진 득표율과 순위에 따르면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나경원 전 의원, 주호영 의원이 1~3위를 차지했고, PK 후보 중 유일하게 5명의 본경선 후보에 포함된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은 홍문표 의원 다음으로 턱걸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영석(경남 양산갑) 의원은 일찌감치 당대표 출마 의사를 밝히고 선거전에 나섰지만, 이번 레이스 동안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지 못한 채 ‘컷오프’됐다.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은 선거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아예 체급을 낮춰 최고위원으로 방향을 틀었다. 현역 의원 숫자와 당원 규모 등 PK가 당내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원인을 따지자면 우선 PK 후보들의 발목을 잡는 외부 요인이 적지 않았다. ‘영남당’ 논란이 레이스 초반 기세를 꺾었고, 울산 출신인 김기현 원내대표가 당선되면서 당의 ‘투 톱’을 PK 출신이 모두 맡는 건 안 된다는 정서도 만만치 않았다. 또 대결 프레임이 ‘수도권 소장파 대 다선 중진들’로 짜이면서 PK 후보들이 스탠스 잡기가 애매해진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도 가장 큰 패인은 역시 후보 개인의 경쟁력과 전략 부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윤 의원의 경우 ‘디지털 플랫폼 정당’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상당수 PK 의원들조차 “구체적인 내용이 뭔지 모르겠다”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조해진 의원은 “수도권 이미지를 가진 영남 출신”이라며 영남당 논란을 돌파하려 했지만, 오히려 영남과 밀착도만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막판에 ‘눈높이’를 낮춰 리스크를 줄이려 했지만, 최고위원마저 당선되지 못하면 타격이 더 클 수 있다.

유일하게 본선 진출에 성공한 조 의원은 그동안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운동, 영남 당원 역차별 해소 등 ‘당심’의 과반을 차지하는 영남 표심 잡기에 주력하는 전략을 취해 왔다. 그러나 거센 세대 교체 바람과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한 당원들의 전략 투표가 가동되는 상황에서 지역구도에 바탕을 둔 선거 전략에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전창훈 기자 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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