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세·임신 전에 사랑니 발치하는 것이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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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과 냄새를 유발하는 사랑니는 발치하는 것이 원칙이다. 첫사랑니치과의원 최근락 원장이 진료하고 있는 모습. 아래 그림은 사랑니 뽑는 과정. 첫사랑니치과의원 제공

코로나19로 실내외에서 마스크를 쓰면서 입 냄새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불쾌한 입 냄새는 구강위생이 불량하거나 잇몸병이 생겼다는 증거다. 입 냄새를 줄이려면 잇솔질을 잘해야 하는데 잘 닦이지 않는 곳이 제3대구치라 불리는 사랑니와 그 주변이다. 사랑니는 특별한 쓰임새가 있는 것도 아닌데 다른 치아에 비해 관리하기도 어렵다.

청결하지 않으면 입 냄새·염증 심해져
장기 방치하면 바이러스 전체로 퍼져
반듯하고 통증 없으면 뺄 필요 없어
뽑은 후 1주일간 무리한 운동 자제를

■애물단지 사랑니, 관리도 힘들어

사랑니는 인체에서 쓸모가 없어서 퇴화하고 있는 조직이다. 맹장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불필요한 조직이 남아 있다 보니 우리 몸에서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목구멍 깊숙한 곳에 숨어있는 사랑니 주변이 청결하지 않으면 입 냄새가 나기 마련이다. 또 관리가 제대로 안돼 염증이 발생하면 잇몸과 볼이 붓는다. 심해지면 침이나 음식 삼키기가 힘들어지고 두통도 발생하게 된다.

해운대 최근락 첫사랑니치과의원 원장(부산시치과의사회 기획이사)은 “사랑니와 어금니 사이에 음식물이 끼면 어금니가 썩을 수 있다. 사랑니가 바로 앞쪽 어금니 뿌리를 밀어 올려 탈이 나기도 한다”면서 “특히 입을 다물 때 사랑니가 먼저 닿아 턱관절까지 불편해질 수도 있다. 장기간 검사 없이 방치하면 낭종, 종양, 골수염 등의 문제를 유발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갈이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이갈이를 하는 사람들 중 열 명에 여덟 이상은 사랑니가 잘못된 위치와 잘못된 방향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증 없는 사랑니, 꼭 뽑아야 되나

사랑니를 뽑을 때의 고통은 아는 사람은 안다. 절대 만만한 수술이 아니다. 쉬운 수술이 아니다보니 치과 의사 중에는 사랑니 발치 환자를 썩 반기지 않는 경우도 있다.

전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우리나라 치과의사, 특히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들은 국소마취하에 수술을 시행한다. 유럽 일부에서는 전신마취하에 사랑니 수술을 한다.

사랑니가 있어도 뽑기를 두려워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사랑니를 뽑은 후에 겪을 통증이나 부기가 두려워서, 혹은 병원 갈 시간이 없어서 등 다양한 이유로 발치를 꺼린다.

사랑니는 별다른 기능도 없으면서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뽑아주는 것이 원칙이다. 사랑니가 옆으로 나거나 비스듬히 누워 난다면 발치해야 한다. 이 경우 사랑니와 잇몸 사이에 음식물이 끼면서 충치와 구취는 물론 염증을 동반한 통증까지 발생할 수 있다.

사랑니가 장기간 방치될 경우 바이러스가 치아, 잇몸 등 입 안쪽 전체로 퍼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한국인의 경우 치아 개수에 비해 턱뼈 공간이 부족해 비뚤게 자랄 확률이 높은 만큼 적절한 시기에 발치해야 관련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최근락 원장은 “사랑니는 대개 성장이 멈춘, 그리고 노화가 시작되는 25세 전에 발치하는 것이 좋다. 특히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은 임신 전에 수술 받을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사랑니 수술은 치과 치료 중에서도 어려운 영역에 속한다. 실제로 잇몸을 째고, 뼈를 갈고, 치아를 분리하고, 봉합해야 한다. 그러기에 치과의사의 충분한 설명과 함께 환자의 동의하에 수술이 이루어져야 한다.

대개 사랑니는 상하좌우 총 4개다. 사람에 따라 개수나 위치가 다를 수도 있다. 사람에 따라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하고 아무런 통증을 느끼지 않는 사람도 적지 않다. 별 문제를 못느끼는 사람도 있기에 발치 여부를 놓고 고민하기도 한다.

모든 사랑니는 뽑아야 하나. 꼭 그렇지 않다. 사랑니가 반듯하게 자라 통증이 없다면 뽑지 않아도 된다. 사랑니를 발치하는 과정에 주변 구조물이 손상될 우려가 있거나, 과도한 뼈 삭제가 요구될 때는 안할 수도 있다. 너무 어리거나, 신체적 정신적으로 발치과정을 견디지 못할 경우에도 피하는 것이 좋다.



■발치 후 흡연, 사우나 피해야

사랑니는 ‘매복 되어있다’라는 표현을 흔히 한다. 치아가 구강 내에 나오지 못하고 턱뼈 안에 묻혀 있거나, 잇몸에 덮여 있어 일부만 드러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사랑니를 뽑는 과정은 다른 치아를 뽑을 때와 많이 다르다. 먼저 통증을 줄이기 위해 무통 마취기를 이용해 국소마취를 시행한다. 그런 다음 매복 사랑니를 덮고 있는 잇몸을 절개하여 밀어올린다. 매복된 사랑니의 위치를 파악한 후 사랑니를 감싸고 있는 뼈를 다듬어 사랑니를 노출시킨다. 노출된 사랑니 크기를 확인하면서 골 삭제를 거쳐 뼈속에서 사랑니를 끄집어 낸다. 발치를 한 후에는 인접 치아의 뿌리 주변에 남아있는 염증을 긁어낸다. 마지막으로 지혈제를 넣고 봉합하여 마무리한다.

사랑니 앞쪽에 있는 어금니가 썩어 있으면 같이 치료해야 한다. 실제로 사랑니에 가려 충치가 보이지 않다가 사랑니를 뽑은 후에 충치를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사랑니를 발치한 후의 관리도 중요하다. 발치 부위에 손가락을 대거나 혀로 만지지 않는 것이 좋다. 뜨거운 음식과 자극적인 음식은 2~3일간 피한다. 흡연도 주의해야 한다. 담배를 피울 때 들이마시는 공기는 뜨겁고 건조해 환부에 자극을 준다. 사랑니를 뽑은 자리에 딱지가 생겼다가 담배를 빨 때 압력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발치 후 일주일 동안은 무리한 운동이나 사우나를 하지 않는다.

최근락 원장은 “수술 2일 후부터는 발치 부위 잇몸까지 꼼꼼히 양치하고 닦아도 된다. 피가 과도하게 나오거나 고열이 나면 밤중이라도 응급실을 방문하라”고 조언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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