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쏟아지는 부산 갈맷길, ‘전국 명품길’ 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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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산과 바다를 이어주는 갈맷길을 걷는 이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갈맷길 완주자도 급증하고 있고, 다른 지역민의 원정 트레킹도 증가 추세다. 이럴 때 제대로 인상을 남겨야 갈맷길이 지역 대표 브랜드이자 관광 상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31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시작한 ‘갈맷길 여행자 수첩’ 예약 접수가 지난 25일까지 2177부에 이르렀다. 불과 2주 만에 지난해 전체 배포 물량 1200부의 2배에 도달한 셈이다. 갈맷길 여행자 수첩엔 코스 소개와 도보 인증 스탬프 코너 등이 담겨 있다. 부산시는 올해 1만 부 가까운 수첩이 배포될 것으로 보고 있다.

275㎞ 전체 코스 완주 1895명
타 지역서도 원정 트레킹 급증
부산시, 긴급 정비에 2억 투입
“도심과 자연 공존하는 둘레길
지역 대표 관광상품으로 육성”

현재 수첩 예약자의 19%인 414명이 타 지역 주민이라는 사실도 무척 고무적이다. 지역별로는 경남·울산 187명(8.6%), 수도권 126명(5.8%), 기타 시·도 101명(4.6%)이었다. 완주자도 느는 추세다. 부산시로부터 275㎞의 전체 코스를 걸었다는 것을 스탬프와 QR코드 등을 통해 공식 인증받은 완주자는 2017년에 82명에 그쳤다. 이후 꾸준히 늘어나 지난해에는 560명으로 급증했다. 특히 올해는 4월까지 이미 303명이 완주를 해 그 숫자가 1000명에 가까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까지 총 누적 완주자는 1895명이다.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도 갈맷길 인증 숏이 급증하고 있다. 인스타에서 ‘#갈맷길’ 해시태그 게시물이 2만 개를 넘어서는 등 젊은 층 사이에서도 갈맷길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폭발적인 갈맷길 걷기 유행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반사 작용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반면 감염병 사태 이전인 2017년부터 꾸준히 참가자가 증가했던 추세로 볼 때 포스트 코로나에서도 열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찮다. 이 두 가지 시선은 갈맷길의 관광상품화(부산일보 5월 20일 자 6면 등 보도)를 준비하는 부산시에 부담스러우면서도 반가운 대목이다. 구간 내 정비가 미진한 부분을 서둘러 손봐야 하고 관광상품화 사업도 속도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최근 2억 원의 예산을 각 구·군에 내려보내, 환경 개선과 이정표 수리 등 긴급 정비에 쓰도록 했다. 올 하반기부터 코레일과 함께 갈맷길 관광열차 공동 프로모션을 비롯해 갈맷길 투어 지원도 본격화된다. 장기적으론 2022년부터 5년간 연 100억 원을 투입해 길이 120㎞의 도심형 갈맷길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노선들도 일부 수정해 갈맷길 전반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부산시 추창식 걷기좋은부산추진단장은 “갈맷길은 도심과 자연이 공존하는 길로 경쟁력이 높다”며 “이용자가 늘고 있는 만큼, 지금부터 좋은 인상을 남겨 전국적인 둘레길로 발전시킨다는 게 시의 목표”라고 밝혔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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