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이 개항했나”...무착륙 국제관광비행 한 달만에 반토막
에어부산의 ‘무착륙 학습비행 프로그램’ 모습. 부산일보DB
지난달 지방공항에서 운항을 시작한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이 한 달만에 취항 횟수가 절반 넘게 줄었다.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에 뛰어들었던 항공사들이 지나친 출혈 경쟁을 피해 항공편을 조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한국공항공사에 부산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달 김해공항에서 출발하는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은 에어부산 3편(12·19·26일), 제주항공 2편(19·26일) 등 총 5편이다.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이 허용된 지난달에는 13편이었지만 한 달만에 항공편이 절반 넘게 줄어든 것이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이번 달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을 얼마나 띄울 지 항공사에 신청을 받았는데 지난달 대비 횟수가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이 크게 줄어든 건 김해공항 뿐 아니다. 지난달 김해공항과 함께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허가를 받은 김포공항, 대구공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김포공항은 지난달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을 21회 띄웠지만 이달은 6회에 불과하다. 대구공항은 이번 달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단 한 편이다. 지난달(2회) 대비 정확히 절반이 줄었다.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은 국내 공항을 출발해 외국 영공을 거친 뒤 입·출국 없이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상품을 뜻한다. 탑승객은 코로나19 검사와 자가격리가 면제된다. 또 최대 600달러까지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해외여행길이 막힌 국민들의 여행 욕구를 다소 해소할 수 있고, 항공업계 매출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시대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주목 받았다.
앞서 국토부는 방역을 이유로 인천공항을 제외하고는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지난달부터 지방공항 3곳(김해·김포·대구공항)도 허용했다. 지난해 12월 인천공항에서 운항을 시작한 이후 계속해서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탑승객이 늘자, 지역에서도 취항을 허용해달라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항공업계는 지나친 출혈 경쟁으로 인한 낮은 수익성을 항공편 감소의 이유로 들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방공항 3곳에서 동시에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이 허용되다보니, 항공사들이 지나치게 많은 항공편을 편성한 측면이 있다”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로 판매 좌석 수도 많지 않다보니 수익성도 높다고 보기 어려워, 모든 항공사들이 취항 횟수를 조절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지역공항별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현황. 출처: 한국공항공사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