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하루 5잔’ 이상 마시면 ‘다뇨증’ 올 수도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커피나 고카페인 음표 섭취로 인해 젊은 층에서 다뇨증 증상이 늘고 있다. 동아대병원 비뇨의학과 김수동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동아대병원 제공 커피나 고카페인 음표 섭취로 인해 젊은 층에서 다뇨증 증상이 늘고 있다. 동아대병원 비뇨의학과 김수동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동아대병원 제공

영업일을 하는 직장인 A 씨는 아침에 일어나면 커피 한 잔으로 하루의 문을 연다. 출근해선 아침 회의 때 커피를 마시고, 점심·저녁식사 후에도 회사 동료들과 함께 꼭 커피를 마신다. 사람을 만나서도 습관적으로 커피를 마시고, 졸릴 때는 고카페인 에너지음료를 들이켠다. 하루에 5~7잔의 커피를 습관적으로 마시다 보니 점차 소변을 보는 횟수가 늘어갔고 최근 항상 소변이 마려운 증상을 느끼기 시작했다. 결국, A 씨는 병원에서 다뇨증 진단을 받았다.


횟수 아닌 소변량으로 판단

당뇨병·만성신부전증이 원인

과도한 수분 섭취도 위험 초래

알코올 등 카페인 음료 조절하고

규칙적인 배뇨습관 유지해야


■1일 소변량 3000mL 넘으면 다뇨증

정상적인 사람이 하루에 배출하는 소변량은 보통 1000~1500mL 정도다. 이 수치를 훨씬 넘겨 하루에 소변을 3000mL 이상 배출하는 경우를 다뇨증이라고 한다. 최근 소변량과 배뇨횟수 사이에서 다뇨증을 혼돈하곤 하는데, 정확한 의미의 다뇨증은 소변량에 초점을 두고 정의한다.

동아대병원 비뇨의학과 김수동 교수는 “다뇨증, 즉 소변량이 많아지면 배뇨횟수 증가가 당연히 동반되는 증상이나, 배뇨횟수가 많다고 해서 모두가 다뇨증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2017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고에 따르면 다뇨증을 진단받은 사람은 2008년 2만 9000명에서 2011년 3만 8000명으로 늘어나 연평균 9.3%의 증가율을 보였다. 다뇨증 환자의 증가세는 최근 더욱 가속화돼 2017년엔 6만 500명으로 2배가량 늘었다. 특히, 젊은 층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다뇨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당뇨병과 만성신부전증, 요붕증 등이 있다. 당뇨병을 앓게 되면 소변으로 배설되는 당이 삼투성 이뇨작용을 일으켜 소변량이 증가되며, 만성신부전증 환자는 요의 농축능력이 감소돼 소변량이 늘어난다. 요붕증의 경우 뇌하수체에서 항이뇨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거나 신세뇨관이 항이뇨호르몬에 적절하게 반응하지 못함으로써 소변량이 증가해 다뇨증이 발생한다.

■과도한 수분 섭취도 원인

질병으로 인한 다뇨증 외 과도한 수분 섭취 같은 잘못된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으로 유발되는 다뇨증도 흔하다. 과도하게 수분을 섭취할 경우 섭취량에 비례해 소변이 배출되기 때문에 다뇨증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최근엔 커피나 고카페인 음료를 많이 마시는 젊은 층에서 다뇨증이 늘고 있다.

김수동 교수는 “물의 하루 섭취 권고량은 최대 2L다. 이를 넘어서 3~4L까지 마시는 사람이 있는데, 이러면 당연히 소변 배출량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 따르면 성인은 하루 커피 4잔, 청소년은 에너지음료 2캔이 카페인 최대 섭취 권고량이다”며 “이보다 많은 양을 섭취할 경우 카페인으로 인한 이뇨작용을 경험할 수 있으며, 이는 다뇨증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때 배뇨횟수 증가도 동반돼 다른 질환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단순히 배뇨횟수가 늘어나는 건 남성의 경우 전립선이나 방광 질환과 같은 하부요로 질환, 여성은 방광 질환·골반 질환이 주 요인이다. 이런 경우 반드시 배뇨량을 확인해 다뇨증과 구별할 필요가 있다. 다뇨증 진단은 하루 24시간 소변량을 측정해 계산하며, 하루 3000mL를 넘으면 다뇨증으로 진단한다.

다뇨증은 원인을 정확히 확인하고 이에 따라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병, 만성신부전증, 요붕증으로 인한 다뇨증일 경우 그 원인에 맞게 치료해야 한다.

과도한 수분 섭취로 인한 다뇨증은 수분 제한을 통한 생활습관 교정으로 개선할 수 있다. 커피나 카페인 음료를 권장 섭취량 이하로 줄이는 것이 좋다. 만성 질환자가 늘어나면서 이뇨제가 포함된 고혈압약을 복용하는 환자도 드물지 않은데, 이들은 전문의와 상담해 약물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다뇨증으로 오인되는 빈뇨(배뇨횟수 과다)나 야간뇨 등 하부요로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비뇨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커피, 자극적 음식 섭취 조절해야

다뇨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소변량을 증가시키는 알코올, 커피, 홍차, 녹차, 초콜릿, 탄산음료 등 카페인 음료 섭취를 줄여야 한다. 젓갈류, 고추, 양파, 설탕, 식초 같은 자극적인 음식들도 수분 섭취를 가중시켜 다뇨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규칙적인 배뇨 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수동 교수는 “최근 배뇨횟수가 늘어나 다뇨증이나 신장병, 당뇨병 같은 만성 질환에 걸린 게 아닌지 걱정하는 환자를 자주 본다. 갑자기 배뇨횟수 증가와 함께 소변량이 많아졌을 경우 24시간 배뇨일지를 작성해 보는 방법으로 소변량을 우선 확인해 본다면 다뇨증 유무를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면서 “젊은 층에서 과도한 카페인 섭취로 인해 다뇨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식생활 습관 개선이 다뇨증 예방의 첫걸음이다”고 강조했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