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르크스 엥겔스 전집 정본 한국어판 발간 시작한 강신준 동아대 교수

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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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준 동아대 교수. 강신준 동아대 교수.

"그동안 걸러지고 왜곡된 마르크스의 사상을 정본 번역을 통해 한국 독자에게 제대로 전할 생각입니다."

동아대학교 강신준(경제학과 특임교수) 맑스엥겔스연구소 소장은 최근 마르크스 엥겔스의 전집(MEGA·메가) 정본 두 권을 한국어로 출간했다. 메가는 한 번도 한국어 정본이 출간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문헌적 정본인 한국어판 메가가 한 권도 발간되지 않아 마르크스의 사상이 다소 왜곡되고 편집자의 자의적 의도가 반영돼 마르크스 사상에 관한 올바른 이해와는 거리가 있다는 게 강 소장의 생각이다.


마르크스 엥겔스 정본 한국판 2권 발간

총 90여 권… 완간엔 30년 이상 예상

국내 대학 등 분석 강의 사라져 아쉬워


"마르크스 엥겔스 정본 전집 메가는 서구에서도 114권의 발간 목표 가운데 작년 말 현재 69권만 출간된 상태이고 향후 최소 20여 년이 더 지나야 완간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참모습이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죠." 강 소장은 메가의 한국어판 발간은 마르크스 사상에 대한 왜곡된 해석을 우리 사회에서 바로잡는 출발점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마르크스의 학문적 사상이 우월하다는 것은 현재의 주류경제학 이론이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에 아무런 답을 못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야권 유력 대선후보인 윤석열 씨나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의 돌풍은 현실의 실망에 대한 반영일 수 있지만, 이들 역시 구체적 해답이 없다는 것이 진실입니다. 그들이 해답이 있다면 벌써 대안을 제시했겠지요."


강신준 동아대 교수. 강신준 동아대 교수.

강 소장의 분석은 거침이 없었다. "아쉽게도 우리 사회의 모순에 대한 해답의 단서는 사상가 마르크스 이외에는 제시된 바가 없습니다. 세계적인 롤 모델로 주목받는 북유럽의 각종 제도는 모두 마르크스에게서 발원된 것이죠." 강 소장은 마르크스가 현시대를 제대로 분석하는 이론의 출발점이라고 명시했다.

그렇기에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저작은 인류의 고전이면서 현재에도 유용한 학문이라고 분석했다. "2013년 유네스코가 마르크스의 원고를 '인류의 기록유산'으로 선정했습니다. 인류가 미래세대에게 물려줄 고전적 가치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강 소장은 "고전적 가치는 통시대적인 것이며 지금도 여전히 유용하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다만 마르크스 경제학이 현상의 본질을 밝히지만, 세계 역학 구도나 미·중·러·일의 갈등 구조를 분석하려면 현상의 실증적 분석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 소장은 덧붙였다. 추상에서 구체성으로 변증법적인 방법을 통해야만 현상을 제대로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신준 동아대 교수. 강신준 동아대 교수.

강 소장은 마르크스 사상의 본질이 인간에 대한 믿음과 사랑에서 비롯한다고 했다. 타인의 아픔을 곧바로 자신의 문제로 간주하는 보편적인 양심의 관점에 섰고, 이는 인간의 존재를 즉물적이고 이기적인 존재에서 '우리'를 강조하며 한 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우리나라 대학 등 어디에서도 마르크스 엥겔스의 사상을 제대로 가르치는 강의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라고 강 소장은 말했다. "동아대에서 제 강의를 K-Mooc강의에 올려 두어서 온라인으로나마 유일하게 보존된 셈입니다." 강 소장은 당분간 한국어판 메가 완역에 매진할 생각이다.

"메가 한국어판은 모두 90여 권으로 편성되고 이번에 2권이 출간되었으며 앞으로 5년 동안에 17권을 발간할 계획입니다. 한국어판 메가의 완성은 향후 30년 이상 소요될 것입니다." 강 소장은 장시간 완역 작업에 반드시 후속 연구자가 필요하지만, 재정적 어려움으로 현재 연구자를 찾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라며, 한때 금서이지만 우리 사회를 제대로 밝히는 마르크스 엥겔스의 사상을 장차 제대로 소개할 수 있기를 간절히 원했다.


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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